이라크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코스피지수가 1980선까지 밀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도세에 3% 이상 떨어졌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오후 1시17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4.59포인트(1.22%) 하락한 1987.06을 나타냈다.

전날까지 3일 연속 2010선을 돌파해 2000선 안착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이날은 외국인 매도세에 하락 압력이 거세다.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 건 이라크發 지정학적 리스크다. 급진 수니파 단체가 북부 원유도시 키르쿠크를 장악한 뒤 세력을 확장하자 이라크 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여파로 간밤 미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2% 넘게 급등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전기전자 등을 중심으로 1526억 원을 매도 중이다. 기관은 1277억 원 매도 우위다. 개인만 나홀로 2927억 원을 매수했다.

프로그램으로는 1670억 원이 빠져나간 가운데 차익거래가 220억 원, 비차익거래가 1442억 원 매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전기전자 대표주들이 일제히 약세다. 삼성전자는 3% 가까이 내린 137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1% 이상 떨어졌다. 유가 급등에 따라 정유주인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 등은 상승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사태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외국인 입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곧 코스피와 마찬가지여서 강한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이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보다 좀 더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어 이라크 변수가 시장을 오래 흔들진 않을 것"이라며 "첫 날이라 좀 더 예민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와 관련해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1.33포인트(0.25%) 내린 534.81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206억 원, 83억 원을 매도 중이고 개인은 315억 원 매수했다. 차이나그레이트가 기업설명회를 앞두고 연중 최고가를 찍었다. 씨티바이오와 녹십자셀도 12%대 강세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65원(0.06%) 상승한 1018.35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