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오른쪽)과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오른쪽)과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중국의 ‘부동산 공룡’으로 꼽히는 완다그룹이 이랜드그룹의 레저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완다그룹은 특히 투자금액을 “이랜드가 결정하는 대로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이랜드 측은 전했다.

이랜드그룹은 박성경 부회장과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에서 레저사업에 대한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랜드가 국내 각지에서 추진 중인 리조트, 호텔, 테마도시 등 레저사업에 완다그룹이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투자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랜드는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투자액을 우리가 정해 완다그룹에 제안하면 완다그룹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완다그룹을 이끄는 왕 회장은 개인 재산이 1350억위안(약 22조원)으로, 지난해 중국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중국 내 부호 1위에 올랐다. 그는 중국에서 백화점, 쇼핑몰, 부동산개발 등으로 사세를 키웠고 2012년 미국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와 지난해 영국 요트 제작업체 선시커를 인수하는 등 해외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완다그룹은 이랜드와 비슷하게 레저사업에도 강한 의욕을 보여왔다. 2017년까지 하얼빈, 우시 등 중국 주요 도시에 ‘테마도시’ 7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랜드는 완다그룹과 10여년 전부터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온 점이 이번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완다그룹이 보유한 쇼핑몰에 패션매장이 대거 입점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왕 회장이 개인적으로 만나는 한국 기업인은 박 부회장뿐”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