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최근 춘추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한경 DB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최근 춘추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한경 DB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최측근 인사로 이번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던 이정현 홍보수석이 ‘나홀로’ 전격 교체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 청와대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 수석은 ‘6·4 지방선거’ 직후 이미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고 한다. 친박계 한 인사는 “이 수석은 향후 있을 참모진 개편에서 박 대통령의 인선에 본인이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지방선거 전부터 ‘언제든지 물러날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을 해왔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도 이 수석의 사의를 전달받고 고심 중이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이 수석의 사의 표명 사실이 새누리당 친박 인사들을 통해 일부 언론에 노출됐고, 거취와 관련해 여러 추측이 나오자 박 대통령이 참모진 교체에 앞서 먼저 사표를 수리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작을, 여야 거물급 출마 채비

이 수석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7·30 재·보선 차출설’ ‘입각설’ 등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재·보선 출마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당 내 친박 인사들이 7·30 재·보선에서 이 수석의 역할론을 강하게 주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7·30 재·보선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인 서울 동작을이나 광주 광산을에 이 수석이 출마해 지방선거에서 친박이 선전한 여세를 몰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동작을 보궐선거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서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고문 등 ‘거물급’이 거명되면서 동작을의 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여권 ‘실세’인 이 수석을 대항마로 내세워 진검승부를 벌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에 누구보다 정통한 이 수석이 국회에 재입성해 각종 입법 과정뿐 아니라 당·정·청 연결고리에서 제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빈 동작을에는 손 고문 외에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정동영·천정배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어 이 수석이 출마하면 여야 유력 인사 간 ‘빅매치’가 벌어질 전망이다. 여권에서는 김황식 전 총리와 김문수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도 동작을 후보로 거론된다.

○다른 참모진도 곧 교체

‘창업공신’ 격인 이 수석이 전격 물러나면서 청와대 비서진의 대대적인 교체설이 힘을 얻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교체 대상자의 경우 후임자에 대한 검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그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수석 가운데 원년 멤버는 유민봉 국정기획, 주철기 외교안보, 조원동 경제,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등 4명이다. 이들 중 일부는 교체 대상 또는 내각 개편시 입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특히 주 수석과 조 수석은 외교안보팀 및 경제팀 교체 인사와 맞물려 입각이 점쳐진다. 작년 8월 초 2기 참모진으로 합류한 박준우 정무, 홍경식 민정, 윤창번 미래전략,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중에서도 일부가 세월호 참사 후 수습 과정이나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만큼 교체 대상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기춘 비서실장은 청와대 참모진 개편 및 2기 내각 구성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퇴진할 것이라는 전망과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 속에 유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 윤두현 신임 홍보수석 프로필

△경북 경산(53) △대구 심인고 △경북대 영문학과 △건국대 행정대학원 △서울신문 기자 △YTN 정치부장 △YTN 보도국장 △YTN플러스 대표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