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서 인기끄는 ‘프라이어 오븐’ > 동부대우전자는 기름 없이 튀김요리를 만들 수 있는 ‘프라이어 오븐’이 유럽 등을 중심으로 3만대 넘게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 가전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동부대우의 프라이어 오븐을 살펴보고 있다. 동부대우전자 제공
< 유럽서 인기끄는 ‘프라이어 오븐’ > 동부대우전자는 기름 없이 튀김요리를 만들 수 있는 ‘프라이어 오븐’이 유럽 등을 중심으로 3만대 넘게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 가전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동부대우의 프라이어 오븐을 살펴보고 있다. 동부대우전자 제공
동부대우전자가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동부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 경영진 외부 영입이 줄을 잇고 있고, 업무시스템 개선도 지속해서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 출신인 최진균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영입돼 강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동부대우는 또 특유의 소형 프리미엄 및 현지맞춤형 가전제품을 앞세워 난공불락이던 일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럽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이 같은 변신은 동부그룹이 사업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도, 지난해 인수한 동부대우전자를 비롯한 그룹 내 전자회사는 꾸준히 키워나가겠다는 김준기 회장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체질 개선 위해 “싹 바꾼다”

동부는 지난해 ‘전자 1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대우일렉(현 동부대우전자)을 인수했지만 시장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특히 삼성과 LG가 동부대우의 주력 사업인 가전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쏟아내며 마케팅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다.

동부대우는 이에 따라 단호한 체질개선 작업을 벌였다.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인재 영입이 첫 단추였다. 최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LG 출신의 경영진을 대대적으로 영입했다.

지난해 10월 입사한 이규동 생산본부장(부사장)은 삼성 출신이다. 올초엔 LG 출신인 황경석 세탁기마케팅담당 부사장도 영입했다. 앞서 뽑은 연제찬 냉장고마케팅담당 부사장도 삼성에서 일했었다. 윤희창 세탁기공장장(상무), 김성범 구매본부장(상무) 등도 삼성, LG에서 일하던 인재들이다. 임원 밑의 과·차장급 경력직도 대거 뽑았다. 동부대우 관계자는 “경영쇄신을 위해 기존 임원 다수가 물갈이됐고 지금도 꾸준히 외부인사가 들어오고 있다”며 “1등 DNA를 확실히 심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사람부터 시스템까지"…동부대우는 '환골탈태' 중
사내 시스템도 싹 바꿨다. 대우일렉의 시스템을 동부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 새로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각종 비용낭비 요소를 과감히 쳐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94억원에서 18억원으로 감소한 것은 ERP 등 각종 시스템 정비에 대규모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과 유럽의 틈새시장 뚫는다

해외 시장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동부대우의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게릴라식 수출 전략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동부대우 일본법인 매출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급증했다. ‘외국산 가전업체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소형 가전제품에 특화한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뚫지 못한 일본 시장에서 동부대우가 선전하는 배경으로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한 전략적 신모델 출시, 물류비 등 비용 절감 등이 꼽힌다. 동부대우가 지난 4월 일본의 소비세율 인상에 앞서 1인 가구 등의 가전제품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소형 냉장고 및 세탁기 제품을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작고 사용이 편리한 제품으로 공략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유럽과 중동에서 프리미엄 및 맞춤형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인 ‘프라이어 오븐’은 유럽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출시 7개월 만에 3만대가 팔렸다. 이달 초 영국 2위 홈쇼핑업체인 아이들월드에선 50분 만에 400대가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기름 없이 튀김요리를 할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 기능을 적용한 것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남미 시장에선 현지요리 맞춤형 전자레인지가 지난 1월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웠다. 토르티야, 멕시칸 스테이크 등 지역별 특화요리를 버튼 하나로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기능이 성공 요인이다.

남윤선/박영태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