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체 에나인더스트리, 소음·진동잡는 車소재…콧대 높은 美 '빅3'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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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혁신의 현장
고무·플라스틱 부품 2000여종, 글로벌 업체 20개社에 납품
올 매출 1400억원 목표…"주력 분야 세계 3위권 도약"
고무·플라스틱 부품 2000여종, 글로벌 업체 20개社에 납품
올 매출 1400억원 목표…"주력 분야 세계 3위권 도약"
경북 경산에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에나인더스트리(사장 신철수·52)의 사장실은 북카페처럼 생겼다. 커피 향이 가득한 이곳의 한쪽 벽면은 책으로 가득 차 있다. 책장 위에는 고향의 다랑이논 전경을 담은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 책장에는 돌아가신 부모님 사진이 놓여 있다. 이곳에서 아침저녁으로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신 사장은 매일 아침 ‘바른길을 걷자’ ‘더욱 열심히 일하자’고 다짐한다.
미국 자동차회사에 부품 공급
에나인더스트리가 생산하는 자동차용 고무와 플라스틱 부품은 엔진을 비롯해 동력전달장치, 핸들,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 거의 모든 부분에 들어간다. 소음과 진동을 막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NVH’ 관련제품이라고 부른다. N은 소음(noise), V는 진동(vibration), H는 불쾌감(harshness)이다. 불쾌감은 다리 이음새나 도로의 요철 부분을 지날 때 ‘쿵’하는 소리와 함께 생기는 충격이나 거슬림 등을 말한다.
자동차 품질을 평가할 때 과거엔 속도 등 성능을 중시했지만 이런 기술이 평준화된 요즘은 디자인과 정숙성의 싸움이다.
에나인더스트리는 크라이슬러 GM 포드 등 미국 ‘빅3’ 자동차회사와 폭스바겐 등에 부품을 공급한다. 일본 도요타 등과도 납품을 위한 막바지 교섭을 벌이고 있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업체와 1차벤더 등 20여곳이 거래처다. 지난해 수출 4500만달러를 포함해 약 1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신 사장은 “올해 매출 목표는 1400억원”이라고 밝혔다. 작년보다 40% 늘려 잡았다. 자동차부품업계에선 에나인더스트리를 NVH 분야의 ‘다크호스’라고 부른다.
연구소기업도 설립
경상대 토목공학과를 나온 신 사장은 부산의 고무원자재 수입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8세였던 1990년 290만원을 들고 창업했다. 100㎡ 규모 월세공장의 반쪽을 월세 20만원에 임차했다. ‘에나’는 경남 사투리로 ‘진짜’라는 의미다.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고용해 중고기계로 자동차 램프용 실링을 생산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품질과 납기를 철저히 지켜 고객들에게 신용을 얻었다. 4년 뒤 자가공장을 지었고 얼마 후 경산으로 이전했다. 이어 천안 경주 화성 등에 잇따라 공장을 지었다. 미국 독일 일본 사무소도 열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에 중점 투자했다. 고무는 생고무에 어떤 성분을 섞어 어떤 조건에서 찌느냐에 따라 물성이 천차만별이다. 내구성 내열성 내후성 등을 철저하게 검사하고 이를 위한 실험장비도 갖췄다. 이런 연구개발을 통해 생산하는 제품이 2000여종에 이른다. 또 자체 연구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해 ‘연구소기업’도 별도로 만들었다. 이 연구소기업은 로봇 등을 개발해 자체 생산라인에 투입하고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직원들이 자부심·성취감 느껴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경영난을 겪자 에나인더스트리도 위기를 맞았다. 독일 자동차업체를 개척하는 등 시장을 다변화하고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
신 사장의 꿈은 소음·진동 방지용 부품 분야의 ‘세계 3대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그는 종업원들이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껴야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아침마다 댄스로 활기찬 일과 시작하기 △개인별 체력 측정을 통한 운동처방 △금주 금연 캠페인 △동호회 활동 지원 △직급별 대표와 사장과의 대화 등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경산산업단지 입주기업과 공동으로 직장어린이집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경산=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에나인더스트리가 생산하는 자동차용 고무와 플라스틱 부품은 엔진을 비롯해 동력전달장치, 핸들,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 거의 모든 부분에 들어간다. 소음과 진동을 막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NVH’ 관련제품이라고 부른다. N은 소음(noise), V는 진동(vibration), H는 불쾌감(harshness)이다. 불쾌감은 다리 이음새나 도로의 요철 부분을 지날 때 ‘쿵’하는 소리와 함께 생기는 충격이나 거슬림 등을 말한다.
자동차 품질을 평가할 때 과거엔 속도 등 성능을 중시했지만 이런 기술이 평준화된 요즘은 디자인과 정숙성의 싸움이다.
에나인더스트리는 크라이슬러 GM 포드 등 미국 ‘빅3’ 자동차회사와 폭스바겐 등에 부품을 공급한다. 일본 도요타 등과도 납품을 위한 막바지 교섭을 벌이고 있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업체와 1차벤더 등 20여곳이 거래처다. 지난해 수출 4500만달러를 포함해 약 1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신 사장은 “올해 매출 목표는 1400억원”이라고 밝혔다. 작년보다 40% 늘려 잡았다. 자동차부품업계에선 에나인더스트리를 NVH 분야의 ‘다크호스’라고 부른다.
연구소기업도 설립
경상대 토목공학과를 나온 신 사장은 부산의 고무원자재 수입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8세였던 1990년 290만원을 들고 창업했다. 100㎡ 규모 월세공장의 반쪽을 월세 20만원에 임차했다. ‘에나’는 경남 사투리로 ‘진짜’라는 의미다.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고용해 중고기계로 자동차 램프용 실링을 생산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품질과 납기를 철저히 지켜 고객들에게 신용을 얻었다. 4년 뒤 자가공장을 지었고 얼마 후 경산으로 이전했다. 이어 천안 경주 화성 등에 잇따라 공장을 지었다. 미국 독일 일본 사무소도 열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에 중점 투자했다. 고무는 생고무에 어떤 성분을 섞어 어떤 조건에서 찌느냐에 따라 물성이 천차만별이다. 내구성 내열성 내후성 등을 철저하게 검사하고 이를 위한 실험장비도 갖췄다. 이런 연구개발을 통해 생산하는 제품이 2000여종에 이른다. 또 자체 연구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해 ‘연구소기업’도 별도로 만들었다. 이 연구소기업은 로봇 등을 개발해 자체 생산라인에 투입하고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직원들이 자부심·성취감 느껴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경영난을 겪자 에나인더스트리도 위기를 맞았다. 독일 자동차업체를 개척하는 등 시장을 다변화하고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
신 사장의 꿈은 소음·진동 방지용 부품 분야의 ‘세계 3대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그는 종업원들이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껴야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아침마다 댄스로 활기찬 일과 시작하기 △개인별 체력 측정을 통한 운동처방 △금주 금연 캠페인 △동호회 활동 지원 △직급별 대표와 사장과의 대화 등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경산산업단지 입주기업과 공동으로 직장어린이집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경산=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