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캣츠’.
오는 13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캣츠’.
매년 여름은 연말과 함께 뮤지컬 대작이 가장 많이 공연되는 시기다.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LG아트센터 등 종합 공연장들이 순수예술공연 비수기인 여름에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뮤지컬을 경쟁적으로 올려서다. 뮤지컬 기획·제작사들은 좋은 여건의 공연장을 대관할 수 있는 이 시기에 맞춰 야심작을 내놓고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인다. 이른바 ‘여름 뮤지컬 대전’이다.

공연계로선 ‘흥행 악재’인 월드컵 축구 대회가 열리는 올여름도 예외는 아니다. 영미권 고전부터 오스트리아, 호주 뮤지컬, 화려한 쇼뮤지컬부터 정통 드라마와 스릴러물에 이르기까지 국적과 장르의 다양성만 놓고 보면 여느 해보다 풍성하다.

○검증된 흥행작, 월드컵과 ‘맞짱’

진 켈리 주연의 뮤지컬 고전 영화를 무대화한 ‘싱잉 인 더 레인’(5일~8월3일·충무아트홀 대극장)이 올여름 대전의 시동을 건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기에 변화하는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젊고 발랄한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와 같이 주인공 돈 락우드가 빗속에서 탭댄스를 추며 ‘싱잉 인 더 레인’을 부르는 장면이 하이라이트다. 연예기획사 SM C&C가 처음 제작하는 뮤지컬로 규현(슈퍼주니어) 백현(엑소) 써니(소녀시대) 등 소속 가수들이 출연한다.
오는 11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모차르트!’.
오는 11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모차르트!’.
‘모차르트!’(11일~8월3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와 ‘캣츠’(13일~8월13일·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는 월드컵 개막(13일) 주간에 막을 올린다. 국내에서 이미 검증된 흥행성과 작품성으로 ‘월드컵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각 제작사들은 기대하고 있다.

‘모차르트!’는 2010년 국내 초연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오스트리아 뮤지컬이다.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극적인 인생 역정을 밀도 있게 재구성했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의 엄홍현 대표는 “이번 공연에선 보다 많은 관객의 공감을 얻기 위해 드라마 구성을 촘촘히 하고 음악도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임태경 박은태 박효신이 모차르트 역을 번갈아 맡는다. ‘캣츠’는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대작이다. 6년 만의 내한 공연으로 미국·영국·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국적 배우들로 구성된 투어팀이 고양이들의 복잡다단한 사연을 재현한다.

○‘드라큘라 vs 프리실라’ 신작 대결

월드컵 열기가 식을 무렵 프랭크 와일드혼의 스릴러물 ‘드라큘라’(7월15일~9월5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와 화려한 쇼뮤지컬 ‘프리실라’(7월8일~9월28일·LG아트센터)가 나란히 오른다. 올여름 주목받는 국내 초연작들이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드라큘라’는 국내에서 세 차례 공연된 동명의 체코 뮤지컬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선 ‘지킬과 하이드’의 국내 흥행 버전을 만든 데이비드 스완이 연출과 안무를 맡고, 류정한과 김준수가 드라큘라를 연기한다. ‘프리실라’는 ‘드래그 퀸’(여장 남자) 공연 댄서 세 명이 호주 사막 횡단 버스 여행을 함께하는 이야기에 1970~1980년대 인기 팝송 28곡을 입혔다. 조성하, 마이클 리, 조권 등이 출연한다.

이 밖에 송창의, 조정석 주연으로 10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르는 ‘블러드 브러더스’(27일~9월14일·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와 이건명과 한지상이 출연하는 찰스 디킨스 원작의 ‘두 도시 이야기’(25일~8월3일·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등도 올여름 ‘흥행 다크호스’로 꼽힌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