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제기된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수뇌부의 리베이트 의혹을 조사했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번에 제기된 리베이트 의혹이 양측간 흑색선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최종적으로 혐의없음이 확인되면 관련자에 대한 제재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특별 검사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위원, 국민은행 사외이사 전원의 계좌를 뒤졌지만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이 행장측과 지주사측은 공개적으로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IT업계 등에서는 뒷돈설이 나돈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검사 중인 사안이어서 확인해줄 수 없으나 이들 관련자가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리베이트를 주고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금감원은 계좌조회 결과, 입출금 내역에 리베이트를 의심할만한 부분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의혹 제기가 흑색선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의혹을 제기한 관계자를 가중 제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있지도 않은 사실을 부풀려 의혹을 제기했다면 이는 전체 금융기관의 신뢰성을 땅에 떨어뜨린 행위"라며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서는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도 자체 진상조사를 진행했지만 의심스러운 정황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지난달 30일 국민은행 이사회의 결정과 달리 금감원은 검사결과에서 주전산시스템 변경과정에서의 기종 선정 적합성을 판단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종 선정의 적합성은 업계에서조차 선악을 따지기 어려운 경영판단의 문제이므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민은행 이사회가 주전산시스템 변경계획을 보류키로 한 상황에서 금감원이 기종 선정의 투명성절차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을 경우 내분사태의 여진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금감원은 내홍 사태가 발생한 만큼 내부통제 미흡과 리더십 문제에 검사의 초점을 맞춰 징계수위를 정할 계획이다.

사회적 파문이 컸으므로 검사 결과를 떠나 최고 책임자인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해서는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신한사태 때 라응찬 회장 등 3인방이 자신이 떳떳하다고 주장하다가 모두 제재를 받아 떠난 것처럼 KB금융과 국민은행도 수장들에 책임을 물어 신뢰가 떨어진 KB금융 분위기를 일소하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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