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산운용 전문 컨설팅 업체 케이시쿼크사의 다니엘 켈레긴 파트너는 3일 금융투자협회 주최의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한국 자산운용사들은 저성장과 수수료 압박 등에 직면해 있다"며 "차별화된 상품 개발과 해외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켈레긴 파트너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자산운용 산업은 세전 영업이익률이 32%에 달하는 등 수익성에 있어 역대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며 "2009년 이후 경제위기 이전의 회복세를 회복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중에서 북미와 유럽지역이 자산운용산업 수익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단일통화에 따른 지역 통일성과 퇴직연금 시장의 발전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세계 자산운용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 대부분은 매니저 턴오버를 통해 발생한다"며 "새로운 펀드매니저가 산업에 진입할 때마다 또다른 매출이 창출되는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펀드매니저의 역할과 성과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자산운용시장에서 매출 규모로 호주, 일본, 중국에 이어 네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케이시쿼크사가 한국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 자산운용시장에서 현재 가장 큰 어려움은 수익원의 부족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데 비해 자산운용사들의 수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켈레긴 파트너는 일본의 사례를 한국 운용사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금융시장은 그 동안 크게 성장하지 못했으며, 자산배분 측면에는 일본주식 비중이 크게 하락했고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 등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그는 "일본의 운용사들은 해외 운용사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해외주식과 채권 등의 상품을 들여오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고자했으나 이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았다"며 "일본 투자자들이 점차 일본 운용사들의 중개를 통하지 않고 직접 해외투자자에게 자산을 맡기게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본 운용사들은 매우 낮은 수수료의 저수익 상품 위주의 비즈니스 구조를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켈레긴 파트너는 "한국 운용사들이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투자 절차와 운영모델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은행·보험 등 모회사 중심에서 벗어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추구해야 하며, 상품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투자상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저성장과 수수료 인하 압박, 해외 운용사들과의 경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조력을 발휘한 상품 혁신이 필요하다"며 "어떻게 자산군을 차별화하고 다양한 투자상품을 제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켈레긴 파트너는 "해외 상품을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상품을 전세계에 퍼트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을 떠나 다른 아시아 지역의 상품에도 투자하는 범아시아적인 자산분배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