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 연구소 잇따라 설립도
이 회사는 ‘실리콘밸리를 수원으로(Bring Silicon Valley to Suwon)’라는 이름의 포럼을 오는 11~12일 연다고 2일 밝혔다. 한때 애플발 스마트폰 폭풍에 휘말려 큰 위기를 맞았던 삼성전자가 ‘더 이상 군대식 제조문화로는 안된다’며 2010년 이후 시작한 창의문화를 확산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실리콘밸리 DNA 이식
삼성전자가 11~12일 수원 디지털시티 모바일연구소(R5)에서 개최하는 포럼에는 △베리 카츠 스탠퍼드대 교수 △에릭 펑 플립보드 최고기술책임자(CTO) △댄 로즈 페이스북 부사장 △팀 창 메이필드펀드 대표 △루크 비티 AOL 전략총괄 등 18명의 실리콘밸리 기업인과 IT 전문가가 강사로 참여한다.
이들은 소프트웨어, 웨어러블기기, 디지털콘텐츠플랫폼, 사물인터넷(IoT) 등 최근 IT 업계의 핫이슈 외에도 실리콘밸리의 혁신 문화와 사례, 트렌드 등을 전수한다. 삼성전자는 임원은 되도록 포럼에 참석하도록 했고, 참여를 희망하는 사원에 대해선 사전 신청을 받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윤부근 CE부문 사장과 신종균 IM부문 사장 등 경영진이, 지난해엔 핵심 임원급이 한꺼번에 실리콘밸리를 찾아 혁신 DNA를 벤치마킹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전사적 차원에서 실리콘밸리의 창의적 문화를 배우기 위해 현지 전문가들을 수원으로 초청해 포럼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럼에선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 등이 실리콘밸리를 둘러본 소감을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혁신을 일구겠다… 과감한 투자
실리콘밸리의 혁신 문화를 배우려는 삼성전자의 투자는 2011년 무렵부터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11년 1월 새너제이 북부에 콘텐츠서비스를 연구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아메리카(MSCA)를 세운 게 첫 단추였다. 2012년 8월엔 김종중 DS부문 사장(현재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이 현지에서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주지사와 연구개발(R&D) 빌딩 두 곳을 신축하기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현재 새너제이 북부 1번가의 삼성반도체아메리카(미주판매법인) 건물을 증축하는 공사와 인근 마운틴뷰에 SISA 새 건물을 짓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엔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멘로파크에 스트레티지&이노베이션센터, 스탠퍼드대가 자리잡은 팰러앨토엔 오픈이노베이션센터도 세웠다. 현지 스타트업(초기 기업)을 발굴해 사무실과 초기 자금을 지원, 벤처로 키워내는 곳이다. 또 2012년에는 현지 콘텐츠 서비스업체인 엠스팟, 저장장치 소프트웨어 업체인 엔벨로를 인수하기도 했다.
김현석/전설리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