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E1채리티오픈에서 우승한 허윤경이 1일 경기 이천 휘닉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E1채리티오픈에서 우승한 허윤경이 1일 경기 이천 휘닉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최근 3주 연속 우승컵에 도전했던 허윤경(24·SBI저축은행)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채리티오픈(총상금 6억원)에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했다.

허윤경은 1일 경기 이천의 휘닉스스프링스CC(파72·645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로 2위 김하늘(26·비씨카드)을 2타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원. 작년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에 이어 2승째다.

허윤경은 2주 전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 연장전에서 김세영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주 열린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는 4강전에서 김하늘에게 고배를 마시고 3위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이날 막판 우승 다툼을 벌인 상대는 김하늘이었다. 전반에 4타를 줄인 허윤경은 11번홀(파5)에서 2m 버디를 낚아 합계 10언더파로 김하늘과 공동선두를 이뤘다. 그러자 뒤따라 오던 김하늘도 이 홀에서 버디를 낚고 12번홀(파4)에서 5m 버디를 성공시켜 타수차를 2타로 벌렸다.

허윤경은 뒤질세라 14번홀(파3)에서 5m 버디를 잡아 1타차로 따라붙었다. 이어 16번홀(파5)에서 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다시 공동선두가 됐다. 허윤경은 “16번홀 핀 위치가 어려워 들어가면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경기 뒤 말했다.

남은 홀은 버디 싸움보다 파 싸움이었다. 허윤경은 18번홀(파4)에서 3m 파 퍼팅을 남겨뒀다. 한 차례 어드레스에 들어간 허윤경은 뭔가 미심쩍은 듯 어드레스를 풀었다. 잠시 흔들린 마음을 다잡은 허윤경은 ‘천금 같은 파퍼팅’을 집어넣었다. 허윤경은 어드레스를 푼 이유에 대해 “루틴이 틀어졌다. 순간 내 루틴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브레이크가 어려웠다”며 “퍼트할 때 다른 생각은 안 하고 넣는다는 생각만 했다. 그래서 넣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허윤경의 파퍼팅이 들어간 직후 김하늘은 17번홀(파3)에서 15m가 넘는 긴 버디 퍼팅을 시도했다. 퍼팅한 볼은 4m가량 지나쳤고 ‘컴백 파퍼팅’은 홀을 외면했다. 김하늘은 18번홀(파4)에서 7m 버디 퍼트를 남겨놓고 3퍼트 보기를 하면서 결국 2타차로 무릎을 꿇었다.

허윤경은 “체력적인 면에서 지난해보다 좋아졌고 거리가 지난해보다 10야드 정도 늘었다”며 “올해와 내년에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서 이름도 알리고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장하나(22)는 합계 9언더파로 신인상 경쟁을 벌이는 백규정(19·CJ오쇼핑), 고진영(19·넵스)과 공동 3위에 올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