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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침의 시] 박각시 오는 저녁 - 백석(1912~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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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이 아침의 시] 박각시 오는 저녁 - 백석(1912~1996)
    당콩밥에 가지 냉국의 저녁을 먹고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횅 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한울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정본 백석 시집》(문학동네) 中

    한여름이 아닐까 의심스러운 날들, 날씨보다 뜨거운 하루 보내면 맥주 생각 간절하지요. 바가지꽃(박꽃), 돌우래(도루래·땅강아지), 팟중이(팥중이·메뚜기과 곤충), 강낭밭(옥수수밭), 뒷산 대신 소음과 매연에 지친 도시 생활. 그래도 맛난 저녁 드시고 정겨운 시골 저녁 풍경을 떠올려 보세요. 시원한 수박이라도 한 통 쪼개면 더욱 좋겠지요.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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