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양의대 습지 철원 고석정, 綠陰 세상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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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길 따라
< 綠陰 : 녹음 >
< 綠陰 : 녹음 >
민간인 통제구역은 생태계의 보고로 통한다. 숨겨진 청정 자연 속에는 희귀한 동식물이 살고 있고 한반도의 숨은 비경이 자리하고 있다. 초여름 빛나는 햇살 사이로 자연이 숨을 쉬는 곳. 6월 호국 보훈의 달에 강원도와 경기도 인근의 민통선 지역을 따라 여행을 떠나보자.
청정 습지와 희귀 동식물, 화천 민통선 지역
화천의 6월은 고요하고 신비로운 녹음의 세상이다. 세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땅에 숲과 물이 뒤엉기며 생태계의 향연을 만들어낸다. 화천 양의대 습지는 민통선 생태계의 숨은 보고다.
반세기 넘게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습지의 풍경은 몽환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이른 아침이면 아득한 물안개로, 한가로운 오후에는 물을 마시러 강변에 나서는 노루와 고라니의 발걸음으로 낯선 세계에 들어선 듯한 감동을 전한다. 안동철교에서 이어지는 12㎞ 습지대는 반세기 넘게 고스란히 간직돼 수달, 사향노루, 산양 등 천연기념물과 희귀 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의대 습지 하류에는 세계 평화의 종, 비목공원 등이 들어선 평화의 댐이 있고, 북녘땅을 가깝게 조망할 수 있는 칠성전망대도 화천 민통선 여행의 다른 축을 이룬다. 화천군 종합관광안내소 (033)440-2575
임꺽정 호령하던 한탄강의 비경, 철원 고석정
민통선 10경 가운데 하나인 철원 고석정은 의적 임꺽정의 활동 무대였다. 고석정과 한탄강 일대에 은신하다가 탐관오리를 응징하고, 고관대작의 재물을 훔쳐 백성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고석정은 한탄강 최고의 명소이자, ‘철의 삼각 전적지’ 안보 견학의 시작점이다. 이곳을 배경으로 ‘선덕여왕’을 비롯해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되기도 했다.
문화해설사와 동행해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면 철원 평화전망대와 두루미관, 월정리역 등을 둘러볼 수 있다. 60여년 만에 개방된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은 걷는 재미가 쏠쏠하고, 남북이 반씩 만든 승일교 아래로 빨간 래프팅 보트가 지난다. 한탄강 물길이 빚은 송대소, 직탕폭포, 순담계곡 등도 아름답다. 철원군청 관광문화과 (033)450-5255
초여름 녹음과 햇살 사이 비밀의 계곡, 양구 두타연
짙은 녹음 사이로 싱그러운 햇살이 쏟아지는 초여름 숲 속을 걷는 일은 그 자체로 훌륭한 ‘생태 학습’이자, 최고의 ‘힐링 여행’이다. 금강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강원 양구의 깊은 골짜기를 흐르다가 굽은 한 부분이 절단되면서 만들어진 두타연은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와 푸르다 못해 검은빛을 띠는 소, 그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싼 기암이 어우러져 천혜의 비경을 선사한다. 폭포 위 바위에 설치된 관찰 데크에 오르면 발아래 절경이 펼쳐진다.
물이 맑고 깨끗한 두타연에는 오염되지 않은 곳에 산다는 열목어를 비롯해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하고, 탐방로를 걷는 동안 금낭화, 큰꽃으아리 같은 들꽃은 물론 올괴불나무, 쪽동백, 회목나무 등 다양한 식물도 관찰할 수 있다. 양구군청 경제관광과 (033)480-2251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 연천 민통선 생태 여행
연천의 민통선은 자연 생태와 안보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지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류하는 부근에는 내륙에서 볼 수 있는 강안 주상절리가 있다. 강을 따라 평화누리길이 펼쳐져 트레킹을 하면서 높이 40m, 길이 1.5㎞에 달하는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펼쳐진 수직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가 내린 뒤에는 절벽에 수십 개 폭포가 생겨 커다란 물줄기를 쏟아낸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바위 틈 단풍잎이 붉게 물들어 적벽이라고도 부른다.
나룻배 마을에서는 트랙터를 타고 인적이 드문 민통선 안의 자연을 둘러보자.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려면 태풍전망대로 가야 한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휴전선까지 800m, 북한 초소까지 1.6㎞에 불과하다. 맑은 날에는 개성이 보인다. 경원선 열차가 북녘으로 달리지 못하고 멈춰선 신탄리역에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푯말이 분단의 아픔을 말해준다.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관광팀 (031)839-2061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화천의 6월은 고요하고 신비로운 녹음의 세상이다. 세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땅에 숲과 물이 뒤엉기며 생태계의 향연을 만들어낸다. 화천 양의대 습지는 민통선 생태계의 숨은 보고다.
반세기 넘게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습지의 풍경은 몽환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이른 아침이면 아득한 물안개로, 한가로운 오후에는 물을 마시러 강변에 나서는 노루와 고라니의 발걸음으로 낯선 세계에 들어선 듯한 감동을 전한다. 안동철교에서 이어지는 12㎞ 습지대는 반세기 넘게 고스란히 간직돼 수달, 사향노루, 산양 등 천연기념물과 희귀 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의대 습지 하류에는 세계 평화의 종, 비목공원 등이 들어선 평화의 댐이 있고, 북녘땅을 가깝게 조망할 수 있는 칠성전망대도 화천 민통선 여행의 다른 축을 이룬다. 화천군 종합관광안내소 (033)440-2575
임꺽정 호령하던 한탄강의 비경, 철원 고석정
민통선 10경 가운데 하나인 철원 고석정은 의적 임꺽정의 활동 무대였다. 고석정과 한탄강 일대에 은신하다가 탐관오리를 응징하고, 고관대작의 재물을 훔쳐 백성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고석정은 한탄강 최고의 명소이자, ‘철의 삼각 전적지’ 안보 견학의 시작점이다. 이곳을 배경으로 ‘선덕여왕’을 비롯해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되기도 했다.
문화해설사와 동행해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면 철원 평화전망대와 두루미관, 월정리역 등을 둘러볼 수 있다. 60여년 만에 개방된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은 걷는 재미가 쏠쏠하고, 남북이 반씩 만든 승일교 아래로 빨간 래프팅 보트가 지난다. 한탄강 물길이 빚은 송대소, 직탕폭포, 순담계곡 등도 아름답다. 철원군청 관광문화과 (033)450-5255
초여름 녹음과 햇살 사이 비밀의 계곡, 양구 두타연
짙은 녹음 사이로 싱그러운 햇살이 쏟아지는 초여름 숲 속을 걷는 일은 그 자체로 훌륭한 ‘생태 학습’이자, 최고의 ‘힐링 여행’이다. 금강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강원 양구의 깊은 골짜기를 흐르다가 굽은 한 부분이 절단되면서 만들어진 두타연은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와 푸르다 못해 검은빛을 띠는 소, 그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싼 기암이 어우러져 천혜의 비경을 선사한다. 폭포 위 바위에 설치된 관찰 데크에 오르면 발아래 절경이 펼쳐진다.
물이 맑고 깨끗한 두타연에는 오염되지 않은 곳에 산다는 열목어를 비롯해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하고, 탐방로를 걷는 동안 금낭화, 큰꽃으아리 같은 들꽃은 물론 올괴불나무, 쪽동백, 회목나무 등 다양한 식물도 관찰할 수 있다. 양구군청 경제관광과 (033)480-2251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 연천 민통선 생태 여행
연천의 민통선은 자연 생태와 안보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지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류하는 부근에는 내륙에서 볼 수 있는 강안 주상절리가 있다. 강을 따라 평화누리길이 펼쳐져 트레킹을 하면서 높이 40m, 길이 1.5㎞에 달하는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펼쳐진 수직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가 내린 뒤에는 절벽에 수십 개 폭포가 생겨 커다란 물줄기를 쏟아낸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바위 틈 단풍잎이 붉게 물들어 적벽이라고도 부른다.
나룻배 마을에서는 트랙터를 타고 인적이 드문 민통선 안의 자연을 둘러보자.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려면 태풍전망대로 가야 한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휴전선까지 800m, 북한 초소까지 1.6㎞에 불과하다. 맑은 날에는 개성이 보인다. 경원선 열차가 북녘으로 달리지 못하고 멈춰선 신탄리역에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푯말이 분단의 아픔을 말해준다.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관광팀 (031)839-2061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