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따른 내수 위축…해외서 활로 모색
미쓰칸은 아이치현에 본사를 둔 210년 전통의 식품제조 업체다. 이번 인수 대상은 파스타 소스 ‘라구’와 ‘베르톨리’ 2개 브랜드와 미국 공장 등이다. 2개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600억엔으로, 북미 가정용 파스타 소스시장의 33%(1위)를 점유하고 있다. 인수금액은 미쓰칸의 작년 연간 매출(1642억엔)을 웃돈다. 미쓰칸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의 34%에서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나카노 가즈히데 미쓰칸 회장은 “합종연횡이 진행되는 세계 식품시장에서 1, 2위 브랜드가 아니면 생존이 어렵다”며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월 ‘빔’ 인수를 공식화한 산토리는 이달 1일 인수대금 1조6000억엔을 지급하고 인수를 끝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증류주 매출을 1조엔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사지 노부타다 산토리 사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위스키 시장은 아직 성장 중”이라며 “세계 주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기회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산토리는 이와 함께 인도 주류업체 라디코카이탄의 주류 자회사에 100억엔가량을 출자하는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닛신제분이 미국 최대 곡물회사인 카길의 미국 내 4개 제분공장을 221억엔에 인수하기로 했다. 아사히도 지난달 에티카의 말레이시아 유제품사업을 336억엔에 사들였으며 미얀마 음료업체 로이헤인의 자회사에도 23억엔을 출자했다.
○세계 두 배 커질 때 일본 15% 성장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식료품 업체들의 잇단 M&A에 대해 “인구 감소로 축소가 불가피한 일본 내 식품시장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08년 1억280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일본 인구는 2030년께 1억1662만명, 2060년께는 8674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구가 줄면 당장 먹고 마시는 식료품 소비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일본 식품시장은 2009년 58조엔에서 2032년 67조엔으로 15% 성장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반면 이 기간 세계시장은 340조엔에서 680조엔으로 두 배 커지고, 특히 아시아 시장은 세 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식료품 기업들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산토리는 2009년 중국 와인 수입판매 회사를 인수한 데 이어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식품 대기업과 합작사도 설립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도 식품 기업 인수에 뛰어들고 있다. ‘생존’을 위한 일본 기업과 달리 중국 내 식품안전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중국 국유 식품기업인 광밍식품은 지난 22일 이스라엘 최대 유제품업체 트누바 푸드 지분 56%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