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안경 브랜드 80% 보유
구글글라스 디자인 개발 제휴
직원 10명으로 시작해 2013년 매출 10조원 '훌쩍'
무료 시력검사 등 사회환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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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리서치의 JP 가운더 애널리스트는 “구글은 큰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라며 “구글은 일거에 수천만, 수억명의 소비자 앞에 안경으로 쓰기에 적합한 구글글라스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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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업체에서 ‘안경산업의 신’으로
룩소티카는 ‘안경산업의 신’으로 불린다. 세계 안경 시장 1위 업체로 세계 안경 브랜드의 80%를 가지고 있어서다. 레이밴, 오클리 등 10개 자사 브랜드와 아르마니, 불가리, 프라다, 샤넬, 티파니, 베르사체, 버버리 등 라이선스 브랜드를 합해 30개가 넘는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처음부터 이런 자리에 있던 것은 아니다. 1961년 창업 직후 룩소티카는 안경테에 사용하는 염료, 부품 등을 만드는 일을 주로 했다. 부품과 반제품 수준의 안경을 하도급 생산하던 룩소티카는 1971년 밀라노 광학 박람회에 처음으로 자사 브랜드 안경을 선보이며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첫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새로운 제품들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룩소티카는 그때부터 단순 부품 등에 대한 주문은 받지 않고 자사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설계에서 판매까지 통합관리
하도급업체 경험은 룩소티카의 통합 생산 체제 구축에 영향을 미쳤다. 룩소티카는 설계, 제작, 도소매 유통 등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시장 요구를 빠르게 반영하고 제품 개발 초기에 구상한 콘셉트가 생산, 유통과정에서 변형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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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도 구입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 쓴다. 새로운 생산방식을 도입할 때 필요한 부품을 바로 구하지 못해 시간이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룩소티카는 필요한 기술을 제때 도입하지 못하면 결국 품질 저하와 고객 이탈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유통 분야도 장악했다. 1970년대 초만 해도 도매상에 제품을 팔았지만 1974년 이탈리아 유통회사인 스카로네 인수를 시작으로 유통채널 구축에 직접 뛰어들었다. 1995년에는 북미 시장에 장악을 위해 미국 유통업체 렌즈크래프터스를 사들였다.
2001년에는 세계 12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선글라스 소매업체인 선글라스 헛, 2003년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의 OPSM그룹, 2005년 중국의 유통체인을 차례로 인수하며 세계 유통 체인을 완성했다.
안경을 패션 아이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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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계약뿐 아니라 브랜드를 직접 인수해 새로운 분야로 시장을 넓혀나갔다. 1999년 레이밴을 인수하며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선글라스 분야에서 기술력과 인지도를 얻게 됐다. 2007년 오클리를 21억달러(약 2조1500억원)에 인수하면서 스포츠 고글 분야로 진출했다.
사회환원 사업도 룩소티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다. 룩소티카는 1988년 ‘원 사이트’라는 재단을 설립했다. 빈곤 국가 국민의 시력 증진을 돕는 단체다. 직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은 1년에 20번 넘게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을 돌면서 무료 시력검사를 해주고 있다.
고객들에게 기부받은 재활용 안경도 나눠준다. 고객들도 멀쩡하지만 싫증난 안경을 기부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40개국에서 800만개 이상의 안경이 이렇게 새주인을 찾았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