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39)이 영화 ‘끝까지 간다’(김성훈 감독)로 돌아왔다. 매력적인 중저음의 보이스로 진지하고 솔직하게, 그리고 가감 없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 `끝까지 간다`는 14일 개막한 제 67회 칸 영화제 감독 주간 섹션에 초청됐다. 이선균 조진웅 주연의 이 영화는 한 순간 실수로 절체절명 위기에 처한 형사 고건수(이선균)가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은폐하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성훈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나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비난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응원해주고 싶은 캐릭터를 표현해낼 수 있는 배우를 찾았고, 이선균 씨가 적격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훈 감독의 말은 맞았다. 이선균은 완벽하게 고건수가 됐고, 고건수는 이선균이기에 가능했다.



◆ 이선균이 형사 고건수로 고민했던 것들



이선균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느낌은 `독특하다`였다. 굉장히 독특하고 참신하게 봤지만 그는 ‘왜 이게 나에게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단다. “액션 장르는 저 말고도 대체할 인물들이 많을 것 같은데 왜 주셨을까 궁금했죠. 시나리오를 재밌게 봤고 감독님이랑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사실 초반부 중반부가 조금 다른 영화 같다고 생각했죠. 이게 결합되면 보지 못했던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렇게 이선균은 고건수가 됐다.



“고건수에 대해 나쁜 형사란 생각은 안했어요. 적당히 부패한 거죠. 물론 고건수가 나쁜 행동을 하잖아요. 바른 행동을 하지 않았죠. 사고를 냈고 그 타이밍에 경찰차가 와서 신고할까 고민하다가 숨겼고, 결국 어쩔 수 없이 유기를 하게 되는데 그런 타이밍이 연속으로 온 거죠. 물론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분명히 했죠. 하지만 원래 나쁜 놈이라고 하기보다는 적당히 부패한 놈이라고 생각해요.”



`끝까지 간다`가 공개된 후 호평이 쏟아졌다. 이선균은 뚜껑을 열기 전 반응이 안 좋을까 걱정되고 부담되기도 했다고. 하지만 영화가 잘 만들어진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몰입도도 있고 군더더기 없이 잘빠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있죠. 모든 배우들은 마찬가지예요.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백프로 만족하는 사람은 없어요. 제 연기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영화에는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어요."



"고건수의 짜증과 긴장의 정도에 대해 고민했죠. 사람을 죽이고 난 다음의 죄의식 정도의 분배. 그런 것에 대해서 감독님하고 많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너무 짜증을 내도 관객이 힘들어할 것 같고 사고를 낸 다음에 너무 죄책감에 시달리면 다음 전개를 하지 못하니까. 어느 정도의 줄타기를 해야 될 것 같았죠. 감정을 어떻게 잡아야 될까 의견을 여쭤보고 계산을 했어요. 긴장의 연속이고 타이밍이 꼬여가잖아요. 거기서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런 상황들이 겹치면서 웃기고 이완이 되는 것. 이 포인트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억지가 아니라 어떻게 웃음 타이밍을 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 ‘리얼 타격’이 남긴 처절한 액션과 부상투혼



이선균은 멋진 액션보다는 처절한 액션이었다며 웃어보였다. 따로 액션을 준비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고건수가 권투를 배웠다는 설정이기에 운동도 할 겸 한달 정도 복싱을 했단다. "아령을 들고 무리하게 훈련을 하다가 허리를 삐끗해서 `역시 안하다 무리하면 안 된다` 생각했어요. 진웅이랑 서로 때리고 맞았어요. `리얼 타격`이었죠. 서로 `참자`고 다독였어요.(웃음)"



"멋 부리지 않고 찍었죠. 특히 아파트 액션은 대본 지문에 뭘 잡고 던지고 하는 것들이 굉장히 잘 되어 있었어요. 동선이 디테일하게 적혀있었죠. 액션 팀들도 합을 정말 잘 짜줬어요. 어딜 피하고 맞고 저랑 진웅이랑 개싸움이었죠. 저금통 던지고 맞고...현장에서 추가되는 것들이 있었어요. 저도 걱정됐죠. 보호대도 있지만 머리에 직접 하니까. 정말 아프더라고요."



힘들지만 액션을 또 해보고 싶다는 이선균은 땀 흘리고 몸으로 부딪히는 게 ‘재밌다’고 말했다. 아프지만 욕심이 생기기도 했단다. 아파트 신을 찍다가 갈비뼈 부상을 입기도. "별건 아니고 1mm 금이 갔어요. 그런 곳엔 약이 없어서 기브스도 못했어요. 금가면 쉬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숨 쉬어도 아프고 기침해도 아프고 방법이 없어요. 한 달 동안 아팠어요. 가만히 있어야 하지만 계속 해야 되니까. 아파트 신이 마지막이라서 다행이었죠. 싸움 장면도 아픈 상태로 찍어야하니까. 극중 계속 옆을 잡고 있는데 사실 아픔도 연기로 승화했죠. 힘들었지만 그걸 오히려 이용했고 도움이 됐어요."



"칙칙할 수도 있지만 남자들이라 편하기도 했어요. 가족처럼 지냈죠. 지방촬영도 많고 진웅이도 주당이다보니 다 같이 술을 마시기도 했죠. 저는 회차가 많아서 자제하면서 먹었죠.(웃음) 조진웅과 호흡은 정말 좋았어요. 진웅이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잖아요. 그만큼 신 대비 임팩트 있게 나와야했죠. 그래서 어떻게 임팩트 있게 해야 될까 고민했어요.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경찰서 처음 들어오는 장면도 때리는 것도 여러 가지 버전으로 맞았고 따귀로, 주먹으로도 맞아보고 전화기로 맞아보고...임팩트가 있도록 노력했어요. 또 어떻게 하냐에 따라 리액션이 달라지니까. 리허설도 해보고 그랬죠."







◆ `끝까지 간다`의 강점이요? 그건 바로...



이선균은 로맨스가 없어 아쉽진 않았나는 질문에 "극중 로맨스가 현실로 되는 것도 아닌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조진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진웅은 마초 같으면서 섬세하고 여자 같은 면이 있어요. 그래서 섬세한 4번 타자 같은 느낌이죠. 힘도 있고 연기하는 걸 보면 에너지도 있어요. 예민함만 있는 게 아니고 감성적으로도 좋고 놀랄 때도 많았어요. 조진웅은 좋은 배우예요."



배우로서도 이번 작품은 굉장히 주요한 전환점이 돼야 하고 어떤 계기가 되는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이선균은 그만큼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그렇기에 잘됐으면 좋겠다고. 또한 그는 ‘끝까지 간다’에 대해 “두 시간의 몰입도, 생각지도 못한 긴장과 이완의 재미가 있어요. 그게 강점이죠”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어느새 두 아이의 아빠가 됐고, 40대가 된 이선균은 “아들 둘 키워보셨나요?”라며 육아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쉴 때는 아이들과 놀아주고 픽업도 다닌단다. 그는 “픽업 다니다가 일을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고. 또한 현재 상영중인 영화 `인간중독`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한 아내 전혜진의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그는 극장에서 대결 아닌 대결(?)을 하는 것에 대해 "둘 다 잘돼야죠. 하지만 가족의 평화를 위해서 일단 제가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조금 더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40대라는 게 믿겨지지 않고 좀 싫기도 하고 별로 차이는 못 느끼겠어요. 하지만 조급해지는 것도 있고 복합적이에요. 잘 살고 싶어요. 잘 해야겠죠. 해오던 걸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책임감 있게 잘 해보고 싶어요. 배우로 다양한 장르를 겁내지 말고 부딪혀 보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잘해야겠죠. 앞으로 조금 더 많이 도전해보고 싶고 내걸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우선 제게 들어오는 것들 안에서 제가 잘 운영을 해야겠죠?(웃음)”(사진=퍼스트룩)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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