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KT&G 주가에 제동이 걸렸다. 실적 개선을 배경으로 단기 급등한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KT&G, 다시 9만원 벽 넘을까
12일 KT&G는 4000원(4.55%) 급락한 8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건스탠리 JP모간 등 외국계 창구로 ‘팔자’ 주문이 쏟아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월 중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이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덕분에 2월 말 7만82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9일 8만7900원까지 오르며 1년 반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투자의견 하향이 투자자들의 단기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한 배경으로 지목됐다. 이날 BOA메릴린치는 “세월호 사고로 담뱃세 인상 시기가 연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단기 급등으로 저가 매력이 사라졌다”며 ‘매수’였던 투자의견을 ‘시장하회’로 낮췄다.

이 증권사 한영아 연구원은 “설령 담뱃세가 인상된다고 해도 수익 기여도가 크지 않은 저가 담배 가격만 오를 것”이라며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 개선되긴 하겠지만 당초 기대만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치 노무라 등 다른 외국계 증권사들도 국내 담배수요 감소와 홍삼 시장 내 경쟁 심화에 무게를 두고 주가가 더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내 대다수 전문가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수출 증가가 내수 부진을 충분히 상쇄해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상반기 재고 증가로 매출이 부진했던 인삼공사 등의 실적도 기저효과를 크게 누릴 것으로 보여 매분기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펀더멘털상으로는 주가가 추가 상승할 요인이 많다”며 주가가 2012년의 전고점(9만2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