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 공유 서비스 ‘센드애니웨어’로 주목받고 있는 이스트몹은 직원이 네 명에 불과하다. 왼쪽부터 강수혁 전략기획 담당, 박해일 엔지니어, 오윤식 대표, 이경호 엔지니어.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파일 공유 서비스 ‘센드애니웨어’로 주목받고 있는 이스트몹은 직원이 네 명에 불과하다. 왼쪽부터 강수혁 전략기획 담당, 박해일 엔지니어, 오윤식 대표, 이경호 엔지니어.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PC 스마트폰 태블릿PC…. 1인당 하나 이상의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시대다. PC에서 작업하던 문서를 스마트폰에서 열어보는 등 서로 다른 기기끼리 파일을 주고받을 일이 많아졌다. 내 기기 간 파일 전송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파일을 공유할 일도 늘어났다.

이 파일 공유를 획기적으로 간편하게 한 소프트웨어가 있다. 국내 벤처기업 ‘이스트몹’이 내놓은 ‘센드애니웨어’ 서비스다. 웹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접속한 뒤 ‘보내기’ 버튼만 누르면 어느 기기에서든 열어볼 수 있다. 계정을 만들거나 로그인할 필요도 없다.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소비자의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회사는 최근 일본계 벤처캐피털(VC)인 라쿠텐벤처스에서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이 초기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라쿠텐벤처스가 국내 기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기에 관계없이 파일 전송

지난 9일 아산나눔재단 창업지원센터인 ‘마루180’에서 만난 오윤식 이스트몹 대표는 “어떤 형태의 파일이든 원본 그대로, 가장 빠른 경로를 찾아 전송하는 것”이 이 서비스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메신저 앱 등을 통해 사진을 보낼 때 전송 속도를 높이고 안정적으로 전송하기 위해 파일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과정에서 화질이 원본보다 나빠진다. 이 과정 없이 원본 그대로 보내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또 세계 여러 곳에 서버를 둬 최적의 네트워크 경로를 따라 파일이 전송되도록 했다. 오 대표는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는 서버에 파일을 올려놓고 내려받는 방식”이라며 “서버가 한국에 있으면 한국 이용자는 빠르게 파일을 보내거나 받을 수 있지만 미국 이용자는 상대적으로 느렸는데 이 같은 한계를 없앴다”고 했다.

로그인이나 계정 생성 등 번거로운 절차는 없앴다. 파일을 보낼 때 만들어진 여섯 자리 숫자만 받을 기기에 입력하면 즉시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이 암호는 보안 설정을 높이면 숫자와 문자를 섞어 만들 수도 있다.

2012년 말께 처음 서비스를 선보인 뒤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용자가 몰렸다. 약 3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이 서비스 리뷰에는 “서로 OS가 다른 기기 간 파일 이동이 불편했는데 한번에 해결했다”거나 “이 서비스를 이용한 뒤 USB를 전혀 쓰지 않게 됐다”는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해외 VC가 먼저 러브콜

간단하지만 강력한 기능은 VC의 주목을 받았다. 통상 벤처기업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VC 심사역들에게 숱한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스트몹은 드롭박스 이후 성장성 높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눈여겨보던 라쿠텐벤처스에서 먼저 연락을 받았다. 지난 2월 모바일 메신저 바이버를 인수한 라쿠텐은 최근 초기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싱가포르에 라쿠텐벤처스를 설립했다. 앞서 라쿠텐은 지난해 국내 영상콘텐츠 서비스 비키를 2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라쿠텐벤처스는 첫 투자금액치고는 높은 10억원을 투자하면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는 나중에 궁리하고 일단 최고의 기술을 구현해 이용자를 늘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트몹은 대표적인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인 이스트소프트의 1호 사내벤처다. 이스트소프트에서 2000년부터 12년간 일하며 알집 알약 등을 포함하는 알툴즈, 온라인게임 카발, 검색엔진 줌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관여한 오 대표가 기획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