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개 증권사 자본 합쳐도 골드만삭스의 절반…증권사 M&A에 금융지주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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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수 금투협회장 이대 강연
“증권사가 대형화하지 않고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KB·우리·신한·하나 등 금융지주회사들이 증권사 간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67)은 7일 이화여대 경영대에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갖고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골드만삭스 한 곳의 자본금이 84조원인데, 우리나라 62개 증권사를 모두 합해봐야 42조원”이라며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걸 만한 대형 투자은행(IB)이 없다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작년 기준 -0.3%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큰 원인은 차별화되지 않은 사업 모델이다. 해법은 ‘몸집 키우기’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과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다. 특히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자산관리 시장이 비약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회장은 “저금리 시대엔 연금 자산을 예·적금에만 넣어선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다”며 “개인들이 주식 채권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을 얻고, 또 자연스럽게 자본시장이 커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퇴직연금 등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좀더 신축적으로 자본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며 “호주 미국 등도 퇴직연금의 주식투자 물꼬를 트면서 연금 가입자의 자산이 불어나고 시장도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박 회장은 “우리나라의 안전 의식과 문화적 성숙도가 경제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 문제”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각종 사고가 많은 금융부문 역시 내부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이 많이 희생되면서 사회가 집단 우울증에 걸린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말 꺼내기가 조심스럽지만 이런 분위기가 장기화하면 경제 약자인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커진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67)은 7일 이화여대 경영대에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갖고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골드만삭스 한 곳의 자본금이 84조원인데, 우리나라 62개 증권사를 모두 합해봐야 42조원”이라며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걸 만한 대형 투자은행(IB)이 없다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작년 기준 -0.3%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큰 원인은 차별화되지 않은 사업 모델이다. 해법은 ‘몸집 키우기’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과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다. 특히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자산관리 시장이 비약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회장은 “저금리 시대엔 연금 자산을 예·적금에만 넣어선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다”며 “개인들이 주식 채권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을 얻고, 또 자연스럽게 자본시장이 커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퇴직연금 등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좀더 신축적으로 자본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며 “호주 미국 등도 퇴직연금의 주식투자 물꼬를 트면서 연금 가입자의 자산이 불어나고 시장도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박 회장은 “우리나라의 안전 의식과 문화적 성숙도가 경제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 문제”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각종 사고가 많은 금융부문 역시 내부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이 많이 희생되면서 사회가 집단 우울증에 걸린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말 꺼내기가 조심스럽지만 이런 분위기가 장기화하면 경제 약자인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커진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