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츠시장도 올 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 등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년간 국내 리츠 시장은 이른바 ‘불황형 리츠’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던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한 부동산 매각 수단 등으로 리츠를 활용하면서 ‘기업구조조정(CR)리츠’나 ‘위탁관리리츠’만 기형적으로 급증했다. 이에 반해 기관투자가와 개인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개발·매입·운영하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을 분배하는 ‘자기관리리츠’ 시장은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다. 주택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2011년 6월 다산자기관리리츠가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등으로 상장폐지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졌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변하고 있다. 주택경기가 꿈틀거리자 자기관리리츠의 신규 설정이 재개됐다. 지난 2월 모두투어리츠는 자기관리리츠로는 약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아 설정됐다.

2012년 1월 케이탑리츠를 끝으로 중단됐던 리츠 상장 작업도 올 들어 재개되고 있다. 아벤트리종로호텔 등을 운영하는 자산관리리츠인 아벤트리리츠는 오는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상장 리츠는 8개다. 이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 2일 현재 1883억원이다. 이 중 가장 거래가 활발한 케이탑리츠는 올 들어 9.2% 상승했다.

정부가 지난 3월 관련 법을 개정하고 리츠를 임대주택 사업 수단으로 본격 활용키로 함에 따라 올해부터 리츠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국토부가 지난달 삼성생명 등 총 38개 금융회사와 체결한 임대주택 리츠 공동투자협약에는 금융회사들이 총 13조6000억원의 투자 의향을 밝혔다. 당초 국토부가 예상한 2조~3조원의 5배 수준이었다. 김관영 리츠협회 회장은 “리츠 관련 법 개정으로 임대주택 등 다양한 구조의 리츠가 본격 설립되면 국내 리츠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지금보다 몇 배 이상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