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통업체 타깃 CEO '하차'…고객정보 유출 책임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이 결국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으로 마무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레그 스타인하펠 타깃 CEO(사진)가 지난해 말 발생한 7000만건에 달하는 신용카드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스타인하펠 CEO가 느슨한 보안 정책을 유지한데다,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건에 앞서 제기된 보안경고를 무시한 것이 드러났다”며 “아마존 등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경쟁이 강화되는 와중에 정보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스타인하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35년간 타깃에서 일한 스타인하펠은 2008년 CEO로 취임해 6년간 일했다. 취임 초기 신선식품 코너를 개설하고, 저렴한 제품을 매장 앞에 배치하는 등 새로운 시도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아마존 등 온라인 업체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타깃의 거래량은 2012년보다 2.7% 감소했다. 유통업계 최고 성수기인 4분기 거래량은 5.5% 감소해 취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해킹으로 고객 이름,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등 고객 신용카드 정보가 유출된 것이 실적 악화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차기 CEO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WSJ는 “티나 시엘 매장운영본부장, 캐서린 테시야 판매부문장 등 여성 임원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면서도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CEO가 정해지기까지 존 멀리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CEO직을 대행하고 록샌 오스틴 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다. 스타인하펠은 고문 자격으로 타깃에 남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