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 왜 떠나는줄 아나? 배당 낮고 '주주우선' 문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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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문가 시각
제2의 이건희 나올 수 있는
경제생태계 만들어야 활력 찾아
제2의 이건희 나올 수 있는
경제생태계 만들어야 활력 찾아
“한국 증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한 가장 쉬운 길이요? 바로 배당 성향을 높이는 겁니다.”
숀 코크란 CLSA코리아증권 대표 겸리서치센터장(사진)은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세계 주식시장 자체의 매력이 떨어진 것만이 원인은 아니다”며 “한국 기업들의 배당률이 낮고 주주를 우선하지 않는 기업문화가 더 큰 이유”라고 말했다.
코크란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IFC빌딩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가 직면한 문제로 낮은 주주배당률을 지적했다. 9년째 일하고 있는 CLSA증권을 포함, 한국 시장을 12년 넘게 봐온 만큼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들을 날카롭게 짚어냈다. 그는 “배당 성향을 높여 주주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나눠주는 게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가장 손쉬운 길”이라고 제안했다.
세계 주식시장에서 투자수요가 둔화되는 상황도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이탈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중국의 성장엔진은 둔화되고 미국의 경기회복은 올해도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수요가 둔화된 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수요가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간다면 한국도 피해갈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높은 데다 고령화로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게 한국의 잠재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코크란 대표는 코스피지수가 2000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박스권을 돌파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증시가 신고가를 기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2050 고지’를 넘지는 못할 것 같다”며 “낮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면 더 많은 매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쉽게 매수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증시가 활력을 찾기 위한 근본적인 해답으로 ‘제2의 이건희’가 나올 수 있는 경제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일류대학에는 1조원대 기업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실리콘밸리에서는 새로운 혁신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다”며 “한국도 이건희 삼성 회장을 잇는 ‘현대판 영웅’이 나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젊고 유능한 사업가들이 자본을 수혈받을 수 있는 실리콘밸리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숀 코크란 CLSA코리아증권 대표 겸리서치센터장(사진)은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세계 주식시장 자체의 매력이 떨어진 것만이 원인은 아니다”며 “한국 기업들의 배당률이 낮고 주주를 우선하지 않는 기업문화가 더 큰 이유”라고 말했다.
코크란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IFC빌딩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가 직면한 문제로 낮은 주주배당률을 지적했다. 9년째 일하고 있는 CLSA증권을 포함, 한국 시장을 12년 넘게 봐온 만큼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들을 날카롭게 짚어냈다. 그는 “배당 성향을 높여 주주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나눠주는 게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가장 손쉬운 길”이라고 제안했다.
세계 주식시장에서 투자수요가 둔화되는 상황도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이탈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중국의 성장엔진은 둔화되고 미국의 경기회복은 올해도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수요가 둔화된 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수요가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간다면 한국도 피해갈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높은 데다 고령화로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게 한국의 잠재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코크란 대표는 코스피지수가 2000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박스권을 돌파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증시가 신고가를 기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2050 고지’를 넘지는 못할 것 같다”며 “낮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면 더 많은 매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쉽게 매수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증시가 활력을 찾기 위한 근본적인 해답으로 ‘제2의 이건희’가 나올 수 있는 경제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일류대학에는 1조원대 기업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실리콘밸리에서는 새로운 혁신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다”며 “한국도 이건희 삼성 회장을 잇는 ‘현대판 영웅’이 나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젊고 유능한 사업가들이 자본을 수혈받을 수 있는 실리콘밸리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