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애 현주인테크 사장이 7월에 내놓을 예정인 연성 요관경 내시경으로 회사명이 적힌 종이를 촬영해 컴퓨터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송경애 현주인테크 사장이 7월에 내놓을 예정인 연성 요관경 내시경으로 회사명이 적힌 종이를 촬영해 컴퓨터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송경애 현주인테크 사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창업, 이듬해부터 미국의 내시경 수리업체와 제휴해 국내에서 내시경 수리 사업을 시작했다. 2001년부터는 자체 기술로 내시경을 고쳤고, 2009년 연구소를 세워 내시경 개발에 나섰다.

송 대표는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독일을 방문한 71명의 중소기업인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현주인테크는 자체 개발 중인 2차원(2D) 위 내시경 제품을 독일에서 전시했다.

그는 “지난해 약 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4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며 “국내 시장을 99% 이상 장악한 외국산 제품에 맞설 수 있는 국산 명품 내시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수리 사업하다 제조업으로

송 사장은 성균관대 한문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중·고교에서 한문 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2년 반 만에 학교를 나왔고 광고회사 3년, 보험회사를 3년 다니다 1998년 친구의 권유로 폐쇄회로TV(CCTV)를 활용해 관제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시작했다.

“연구소나 병원 등을 많이 방문하다 보니 내시경이 자주 말썽을 부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외국산 내시경 수리 비용을 국내 기업들이 아주 비싸게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사업 아이템을 내시경 수리로 바꿨죠.”

송 사장은 “한 개를 고쳐달라고 우리한테 맡기면 일일이 들여다보고 2개, 3개를 고쳐줬다”며 “온갖 종류의 내시경을 들여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구조를 알게 됐고 ‘직접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터키·인도네시아 등에 수출

송 사장은 오목가슴 교정 수술용 내시경(펙토스코프)을 지난해 개발했다. 폐 심장 등 주요 장기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 안정적으로 오목한 가슴뼈를 교정하는 수술에 사용된다.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연구팀의 요청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작년에 만든 꼬리뼈 내시경은 허리 신경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미 터키 인도네시아에 수출했고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시리아 등에서 구매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그는 “외국인들을 만나면 ‘수리를 하다가 어떻게 내시경을 만들어 팔 수 있느냐’며 놀란다”고 말했다.

◆“싸고 좋은 제품 내놓겠다”

송 사장이 처음 병원이나 연구소 등에 내시경을 판매하러 다닐 때 ‘당신이 내시경을 알기는 하느냐’며 박대당한 적이 많았다. 그는 그럴 때마다 “우리 제품이 외국 제품보다 품질은 좋고 가격은 싸다”고 계속 설득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16년간 이 일에만 전념했다.

현주인테크 직원은 현재 20여명이다. 송 사장은 “오는 7월에는 신장의 아주 작은 결석까지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비뇨기과용 연성 내시경과 침샘, 눈물샘으로 들어가는 정교한 내시경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조기암 진단 내시경, 치료 내시경, 입체 내시경 등 첨단 제품으로 해외 기업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