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쿠치 다케히코 한국닛산 사장 "한국인, 다양한 차 찾는 때 오면 닛산에 기회"
인터뷰 기쿠치 다케히코 한국닛산 사장

“한국 소비자들도 때가 되면 독일차가 아닌 다른 차를 찾을 겁니다.”

기쿠치 다케히코 한국닛산 사장(46·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수입차에서 디젤차 비중이 60%를 넘어섰지만 일정 시점이 되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쿠치 사장은 “당분간 디젤차 전성시대가 계속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디젤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아닌 다른 차를 타보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다른 세단으로 전환하고 하이브리드로 바꾸려고 할 때 한국닛산도 큰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당장에는 가격 할인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겠지만 계속해서 그럴 수 없다”며 “제 살 깎아 먹기식 할인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결국 고객이 가장 원하는 차를 내놓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닛산의 최대 장점으로는 “다른 회사가 만들지 못하는 독특한 색깔의 차를 생산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대표적인 예로 스포츠 세단 Q50을 들었다. Q50은 한국닛산이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 모델명 체계에 ‘Q’를 도입한 뒤 국내에 선보이는 첫 번째 모델이다. 한국닛산은 지난 2월 2.2L 디젤과 3.5L 하이브리드 두 종류를 출시했다. 소비자 가격은 디젤 4350만~4890만원, 하이브리드 6760만원이다.

벤츠 엔진을 튜닝한 4기통 터보 디젤을 얹은 Q50 2.2d의 복합연비는 15.1㎞/L, 6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Q50S 하이브리드는 12.6㎞/L이다. 경쟁 차종은 BMW 3시리즈, 아우디 A4 등 독일 디젤 세단이다.

기쿠치 사장은 Q50에 대해 “디자인과 연비, 주행성능 등 여러 부분에 신경을 썼지만 특히 전체적인 균형에 초점을 맞춘 차”라고 설명했다. Q50은 1월에 나온 뒤 매달 100대 이상씩 팔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연말까지 한국에서 주력 모델인 Q50을 1500대 이상 팔아 매년 3000대 이상 판매했던 한국닛산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연내 다른 디젤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친환경차 시장도 공략할 뜻을 내비쳤다. 한국닛산은 이달 초 인피니티 7인승 하이브리드 SUV인 ‘QX60’을 내놓은 데 이어 11월에는 닛산 전기차 ‘리프’를 선보인다. 기쿠치 사장은 “리프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전기차로 한국에서 초기 반응도 좋은 편”이라며 “다만 한국에선 닛산과 리프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가격 정책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쿠치 사장은 1991년 와세다대 상학부를 졸업하고 닛산에 입사해 상품기획부와 마케팅본부를 거쳐 2005년 중국과 인도 지역에서 마케팅 업무 등을 맡았다. 2011년 닛산 와카야마 사장을 지내다 작년 6월 한국닛산 사장으로 취임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