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의 과천 데이터센터에서 지난 20일 오후 발생한 화재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서비스 장애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삼성SDS가 제공하는 인터넷전화 20만회선도 불통이다. 복구가 늦어지자 일각에서는 데이터 관리 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카드에 따르면 삼성카드 이용 고객은 21일 온라인 쇼핑몰 등 인터넷망을 이용한 카드 결제, 삼성카드 홈페이지·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으며 카드 결제 후 문자알림서비스도 받을 수 없었다. 체크카드 제휴 금융사 23곳 중 4개사(기업은행 광주은행 동부저축은행 삼성증권) 제휴 카드, 27개 제휴 금융사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현금지급기(CD) 중 1개 금융회사(기업은행) 기기의 현금서비스도 이날 오후까지 이용할 수 없었다.

삼성생명은 홈페이지 접속과 모바일 창구업무가 일부 제한되고 있다. 이 회사는 21일자로 자동이체가 예정된 보험료, 대출이자 수납 서비스도 오는 25일 이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21일 멤버십카드 신청 및 조회, 보험상품 상담 및 가입 서비스가 안 되고 있다. 특정 국번을 통한 전화상담, 손해사정센터의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 통화도 불가능하다.

기업 고객과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전화 서비스 회선 70만개 중 20만개도 불통 상태다. 삼성SDS 측은 불통 고객을 대상으로 타사 번호이동(서비스 회사를 바꿔 가입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지만 그 절차만 2~3일이 필요해 고객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삼성SDS 인터넷전화 이용고객 김선남 씨는 페이스북에 “인터넷전화로 접수하고 운영하는 일반 기업”이라며 “전화가 불통이면 손해가 크다”고 적었다.

삼성SDS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은 “데이터 유실은 없다”며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서버를 차단하고 데이터 이전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업 시스템이 곧바로 작동해 연속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해서는 “시간차를 두고 백업이 이뤄지는 데이터도 있어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는 20일 무정전 전원장치(UPS) 증설을 위해 비상발전기를 가동하던 중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영 /김은정/이지훈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