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5층 팥빙수 가게 ‘밀탑’ 매장. 198㎡(약 60평) 남짓한 매장은 빙수를 먹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매장 직원은 “여름에는 대기시간이 두 시간에 이를 정도로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때이른 더위로 빙수, 아이스크림 등 여름 디저트가 벌써부터 인기다. 현대백화점의 유명 팥빙수 매장인 밀탑 매출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8% 이상 늘었다. 1985년 압구정본점에 처음 입점한 밀탑은 우유 얼음에 팥을 얹은 ‘밀크빙수’(사진)로 유명하다. 본점 기준 월 평균 매출은 약 4억원이다. 20초당 1개꼴로 팔리는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식당가 매출 순위에서 독보적인 1위”라며 “고급 식당 도원, 이즈미보다도 높은 매출을 기록한다”고 말했다. 백화점에서 연간 1500만원 이상 구매하는 VIP 고객이 많이 찾아 ‘VIP룸’이란 별칭도 얻었다. 현재 전국 11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롯데백화점은 밀탑을 겨냥해 지난해 11월 본점 에비뉴엘에 팥빙수 맛집 ‘동빙고’를 들여왔다. 서울 이촌동이 본점인 동빙고는 밀탑, 옥루몽과 함께 ‘서울 3대 빙수집’으로 불리는 곳이다. 백화점 측이 1년 넘게 설득해 입점시켰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어렵게 모셔온 구원투수”라며 “올여름 밀탑 못지않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입점 후 방문객이 매월 15% 이상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을 시작으로 입점을 늘려가고 있는 국내 브랜드 ‘브릭팝’을 내세우고 있다. 파인애플, 복숭아 등 신선한 과일과 유기농 시럽을 섞은 수제 아이스바를 판매한다. 인공감미료, 합성첨가물을 전혀 안 쓴다는 게 백화점 측 설명이다. ‘건강에 좋은 디저트’란 이미지로 특히 20~30대 여성 고객 구매율이 높다.

각 백화점이 여름 디저트에 신경 쓰는 이유는 ‘집객효과’ 때문이다. 주원 롯데백화점 식품 선임기획자는 “고객 동선 분석 결과 디저트 매장을 찾는 고객은 다른 상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