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약속'을 강조하고 있는 LG유플러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고객과 약속'을 강조하고 있는 LG유플러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LG유플러스가 단독 영업 막바지 주말에 '불법 보조금'을 또 뿌려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18일 오후부터 팬택의 '베가 시크릿 업' 모델(모델명 IM-A900L)을 2만~9만원대에 판매했다. LG유플러스는 보조금 재투입 직전, 경영난을 겪고 있는 팬택 지원을 위해 이 모델의 출고가를 기존 95만 4800원에서 37% 인하한 59만 95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결정을 팬택과 협의 없이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출고가를 인하 발표 직후 온라인 휴대전화 판매 사이트에는 2만원 대에 '베가 시크릿 업'을 구입했다는 이용자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이동통신 경쟁사들은 "'베가 시크릿 업' 출고가 일방적 인하에 이어 보조금 35만원까지 더하면 사실상 휴대전화 한대에 90만원 이상 보조금이 지급되는 꼴"이라며 LG유플러스 행태에 반발하고 있다. 현재 법정 보조금 한도는 27만원이다.

LG유플러스는 '베가 시크릿 업' 출고가 인하 이유로 "어려운 경영상황에 처한 팬택 스마트폰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 하지만 제조사가 반기지 않는 기습 출고가 인하에 '편법 보조금'까지 지급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팬택은 LG유플러스가 재고부담금(출고가 인하분)에 대한 보상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측은 '보조금 살포'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정책상 나올 수 없는 가격"이라며 "실제 이러한 정책을 전혀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의 보조금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면서"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의 판매 정보는 본사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통 3사는 올해 초부터 '불법 보조금' 전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순차적인 영업정지 조치를 받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6일까지 단독 영업을 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 영업정지 기간 동안 또 보조금 과열경쟁이 벌어지면 통신사 최고경영자(CEO)를 형사 처벌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