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제조업 부문의 주력인 한화케미칼이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태양광과 특수화학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는 한편 비핵심 사업은 매각하기로 했다. 차입금 부담을 낮춰 재무구조도 개선한다는 목표다.

한화케미칼 '태양광·화학' 집중한다
15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공장이 여수산업단지 내에 인접한 KPX화인케미칼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KPX화인케미칼은 한화케미칼의 염소를 사들여 무수염산 등으로 가공한 뒤 재판매하고 있다.

폴리우레탄 원료인 TDI가 주력인 KPX화인케미칼은 수요 부진으로 2011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공장 평균 가동률은 36%에 그쳤다. 한화케미칼은 원료 공급원이자 수요 기업인 KPX화인케미칼이 최근 공장 가동을 중단하자 해당 사업부문의 안정적인 영업을 위해 인수 추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다우케미칼이 매각 방침을 밝힌 기초화학사업부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전지 필름으로 쓰이는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전선피복용 소재 등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화학 제품군을 강화하기 위해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시프켐과 합작으로 현지 주바일유화단지에 최근 완공한 EVA 공장도 상반기 중으로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기존 울산공장 외에 연 20만t의 EVA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하면 연간 3500억원의 추가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케미칼은 반면 자회사인 한화L&C의 건자재 부문과 제약 분야 자회사인 드림파마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등 소재·화학 이외 사업은 정리하고 있다. 또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최대 4억달러 규모의 증권예탁증권(DR)을 발행해 내달 9일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자회사 매각과 DR 발행 등으로 1조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은 지난달 주총에서 “셰일가스를 활용한 에탄분해시설, 중동지역 투자 등 석유화학 사업과 신사업인 태양광에 집중하기 위해 비주력 사업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태양광 부문은 올해 흑자전환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