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지역 현역 구청장과 시의원의 20% 이상을 물갈이하는 ‘개혁 공천’을 실시하기로 했다. ‘무공천’ 철회에 따른 비판 여론을 희석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오영식·이계안 새정치연합 서울시당 공동위원장과 이목희 공천관리위원장은 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구청장 및 시의원 후보 공천 방침을 발표했다. 서울시당 측은 후보 심사 때 ‘다면평가’를 도입해 현역 구청장과 시의원 중 20% 이상을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내 25개 구청장 가운데 새정치연합 소속은 19명이며 시의원은 전체 109명 중 77명이다.

서울시당의 현역 대규모 교체 방침에 대해 안철수 공동대표 측을 배려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옛 민주당과 안 대표 측 간 지분 싸움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 경쟁은 호남에서도 격화될 전망이다. 안 대표 측 후보인 강봉균 전 의원(전북), 윤장현 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광주) 등이 옛 민주당 출신 후보들과 경합하는 구도여서 앞으로 경선 룰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강기정·김동철·박혜자·임내현·장병완 등 5명의 광주지역 의원들이 윤 전 위원장을 공개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경기지사 ‘경선 룰’을 둘러싼 논란은 새정치연합 선거관리위원회가 당초 문제를 제기했던 김진표 의원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당 최고위원이자 선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승조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이 제안한) ‘연령별 투표율 보정’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에서 경기지사 후보 경선을 ‘여론조사 50%, 공론조사 50%’로 치르되 여론조사 대상을 기존 ‘일반 도민’(4일 최고위 의결)에서 ‘새정치연합 지지자’로 좁히는 안을 통과시켰다. ‘무상버스’ 공약으로 진보 색채를 강화한 안철수 공동대표 측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위한 조치라는 논란이 일었다. 반면 중도층과 새누리당 지지자에게까지 어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김 의원은 11일 “(최고위가) 경선 룰 번복을 철회하거나 여론조사에 ‘연령별 투표율 보정(고연령층에 높은 가중치를 두는 것)’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경선을 거부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에 당 선관위는 여론조사 경선 방식의 절충안을 마련, 경선룰을 둘러싼 후보자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했다.

이호기/고재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