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일본 기업의 중국 투자 규모가 한국의 2.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수시장을 노린 서비스업 부문에서 활발하게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2004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일본의 중국에 대한 직접 투자액은 529억달러로 361억5000만달러인 한국의 약 1.5배였다. 2004년만 해도 한국이 62억5000만달러로 일본(54억5000만달러)보다 8억달러 많았지만 이듬해 역전된 이후 2007년을 빼고 8년간 일본이 우위를 점했다.

對中 투자, 제조업 '올인' 한국기업…서비스업 늘리는 日기업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31억4000만달러)부터 작년(30억6000만달러)까지 중국 투자 규모에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 3년간 총 투자액은 85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일본은 2011년부터 최근 3년간 급격히 투자 규모를 늘렸다. 2010년 40억8000만달러에서 2011년 63억3000만달러로 55% 뛰었고 2012년 73억5000만달러, 작년 70억6000만달러 등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3년간 합계 207억4000만달러는 한국의 2.4배에 달한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되고 중국에서 반일 감정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일본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중국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두 나라의 중국 투자는 접근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한국 기업 투자는 2012년 기준 68.7%가 제조업에 몰려 있는 반면 중국 소비자를 직접 타깃으로 하는 유통·서비스업 비중은 10.8%로 낮았다.

반면 일본은 제조업 비중이 61.8%로 한국보다 낮은 대신 서비스업 비중이 26%로 높았다. 최 지부장은 “한국이 중국을 생산 기지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에 일본은 엄청난 성장이 예상되는 현지 내수시장 침투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현지 시장 주도권 다툼에서 일본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작년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는 총 1175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비스업 투자 규모는 2012년보다 14.2% 증가한 614억5000만달러로 전체의 52.3%를 차지했다. 서비스업 투자가 제조업을 넘어선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중국 상무부는 “서비스업 투자에 대한 지원을 계속 늘려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기·기계 수리업 투자가 308.8%, 엔터테인먼트가 117.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경제권별 투자 규모는 싱가포르(73억2000만달러), 일본, 대만(52억4000만달러), 미국(33억5000만달러), 한국, 독일(20억90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유럽연합(EU) 28개국 합계는 72억1000만달러 규모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