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
‘원자폭탄의 아버지.’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지칭하는 말이다. 핵분열 원리는 아인슈타인이 만들었지만, 이를 폭탄으로 완성시킨 건 오펜하이머.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각각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든 원폭은 그의 머리에서 상당 부분 설계됐다.

그는 1925년 하버드대 화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노벨상 수상자 사관학교’ 캐번디시연구소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1926년부터 3년간 독일 괴팅겐대에서 양자역학을 섭렵했다. 문학, 언어 등에도 천재적 기질을 보였다.

버클리대에서 1929년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여기서 맨해튼 프로젝트(원자폭탄 개발)를 구상한 어니스트 로렌스를 만났다. 1943년 5월부터 원자폭탄의 산실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장을 맡았다. 이 연구소에서 히로시마에 떨어진 우라늄폭탄 ‘리틀보이’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플루토늄폭탄 ‘팻맨’이 개발됐다. 팻맨 개발은 그가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 1945년 7월 최초의 핵실험을 진행했다.

2차대전 종전 후에는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인류 문명을 바꾼 선물 또는 재앙을 안긴 그를 일각에서는 ‘재림한 프로메테우스’라며 신으로 치켜세웠다. 그는 그러나 반전운동으로 돌아선 뒤 정치권에 미운털이 박혔다. 결국 매카시즘 광풍에 휘말려 정치적으로 추락했다. 별세 4년 전인 1963년 페르미상을 받으면서 복권됐다.

■ 로버트 오펜하이머

-1904년 4월 출생
-1925년 하버드대 졸업
-1929년 버클리대 교수
-1942년 맨해튼 프로젝트 참여
-1943년 로스앨러모스연구소장
-1963년 페르미상 수상
-1967년 타계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