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닥터둠’ 마크 파버가 미국 주식시장이 1987년 ‘블랙먼데이’와 같은 대폭락을 경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버는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12개월 안에 미 증시는 1987년 블랙먼데이 같은 폭락을 경험할 것”이라며 “당시보다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블랙먼데이는 증시의 거품붕괴 가능성 우려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다우존스평균주가가 1987년 10월19일 하루 만에 22.6% 폭락한 사건을 뜻한다.

자신의 이름을 딴 투자자문사를 운영하고 있는 파버는 바이오테크주와 정보기술(IT)주의 가격 고평가를 증시 폭락 가능성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인터넷과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고통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S&P500지수가 최대 30% 떨어질 수 있다”며 “주식을 살 때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파버의 발언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날 증시에서 바이오테크주와 기술주가 폭락하면서 새삼 주목을 받았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3.1% 하락하며 2011년 11월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각각 2.09%, 1.62% 떨어졌다.

아이셰어즈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가 5.61% 하락했다. 미국의 주요 IT기업인 아마존, 넷플릭스, 페이스북, 구글 주가도 모두 4% 이상 빠졌다.

제프리 포지스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 투매가 최소한 1~2분기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