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르노삼성 3년 만에 흑자…한국시장 톱3 향해 질주"
르노삼성자동차가 마케팅을 강화해 2016년에 현대·기아자동차에 이어 한국 시장 3위를 차지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작년 판매실적 5위를 기록한 르노삼성이 3년 내 한국GM과 쌍용자동차를 제치고 3위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은 2일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얼라이언스(그룹) 회장(사진)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의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곤 회장은 1999년 르노에 인수된 닛산을 성공적으로 재건시킨 뒤 2005년부터 르노닛산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맡아왔다. 한국을 찾은 것은 2012년 7월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그는 이날 오전 부산공장을 찾아 ‘리바이벌 플랜(회생 프로젝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매출 3조3000억원, 영업이익 445억원, 당기순이익 170억원을 올렸다. 3년 만의 흑자전환이다. SM5 플래티넘, SM5 TCE, SM3 Z.E., QM3 등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선보인데다 부품 국산화율을 75% 수준으로 끌어올린 데 따른 결실로 평가할 수 있다.

곤 회장은 이날 “르노삼성은 2016년에는 지난해보다 최소 70% 성장을 이뤄 한국 시장의 ‘톱3’가 될 것”이라는 첫 번째 비전을 제시했다. QM3의 성공적인 론칭과 SM5 디젤 모델 출시, 연내 모든 제품에 새로운 디자인 적용 등으로 판매를 크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부산공장은 3교대로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데 현재는 15만대 정도를 양산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판매 증대에 따른 증산은 대부분 수입이 아닌 부산공장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곤 회장은 또 판매 순위는 3위지만 품질은 1위가 되고, 생산성을 높여 그룹 내 최고 효율을 달성하자는 두 번째와 세 번째 비전도 각각 발표했다. 그는 “그룹의 글로벌 전략 플랜인 ‘르노 드라이브 더 체인지’를 견인할 르노삼성의 새로운 비전을 적극 지지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곤 회장은 노사협력과 관련해서는 “노조도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야 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투자, 고용, 기술 개발, 신제품 출시 등을 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년 전부터 한국이 사업하기 좋은 나라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외국인 직접투자를 더 환영하는 분위기가 마련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은 그룹의 글로벌 프로젝트인 SM5, QM5 후속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부산공장에서는 오는 8월부터 북미 지역으로 수출할 닛산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로그’ 후속 모델을 위탁 생산한다. 세단형 전기차(SM Z.E.)의 핵심 수출 기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