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역사 제일모직 버리는 삼성…'마하경영→한계돌파'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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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통 제일모직 흡수한 삼성SDI…삼성의 '선택과 집중'
스마트폰 성장세 감소 우려 계열사 확산에 '선제 대응' 분석
스마트폰 성장세 감소 우려 계열사 확산에 '선제 대응' 분석
[ 김민성 기자 ] 삼성이 그룹 모태가 된 60년 전통 제일모직을 삼성SDI로 통합한 것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유사 사업 부문을 합쳐 중복 투자를 줄이고,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조직 체계를 단순화해 전체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는 선택과 집중으로 그룹 안팎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을 주식교환방식으로 합병하기로 했다.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합병해 존속법인이 되고 제일모직이 소멸법인이 되는 구조다. 합병비율은 최근 두 회사 주가 등을 고려한 회계법인의회계실사를 거쳐 확정한다.
합병이 완료되면 삼성SDI는 단순합산으로 자산 15조원, 매출 9조5000억원(이상 작년말 기준), 시가총액 10조원, 직원 1만4000명(작년 3분기말 기준)의 거대 계열사가 된다. 1954년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번 합병은 2차 전지 사업에 주력하는 삼성SDI가 소재 중심 계열사인 제일모직을 흡수한 것이다. 삼성 SDI는 자산 15조가 넘는 거대 기업이 됐다. 제일모직은 사업 환경 변화 소용돌이 속에서 60년만에 간판을 내리게 됐다.
삼성SDI는 초일류 친환경·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배터리 사업의 원천 경쟁력인 소재 경쟁력 강화가 절실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9월 1차 사업조정을 통해 전통적 패션사업은 삼성에버랜드로 넘겼다. 대신 최첨단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을 선언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이어 에너지·자동차 분야 소재 시장 공략을 신성장 동력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은 이같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효율성과 장래성이 불투명한 사업 부문은 축소하거나 정리하는 대신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특출한 분야는 과감한 투자로 육성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제일모직이 패션·직물 사업 부분을 분리할 때부터 계열사 통합설은 꾸준히 제기됐다. '선택과 집중'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논리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패션사업 매각 대금으로 제일모직은 독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소재 업체인 노발레드를 인수했다. 삼성SDI 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및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협력 강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그러나 반년만에 다시 합병 결정을 내린 이유는 스마트폰 성장 둔화로 인한 삼성그룹 전체 실적 전망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다른 삼성 계열 전자부품사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이지만 소재 사업이 특성상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 한계가 분명한 탓이다.
노발레드 인수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및 태블릿 등에 올레드 패널 소재를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갖추려면 장기 투자가 뒤따라야 하지만 지난해 제일모직 매출(4조 4111억원)은 세계 화학업계 10위권인 LG화학(23조 1436억원)의 6분의 1 수준이다.
이는 삼성그룹이 스마트폰 관련 계열사 실적 악화 현실화에 선제 대응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마하경영(Mach)으로 한계를 돌파하자'는 올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위기 경영 전략 키워드와도 맞아 떨어진다.
제트기가 음속을 넘어서려면 설계부터 부품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하는 것처럼 삼성도 뼈를 깎는 체질 개선만이 살 길이라는 뜻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는 '한계 돌파'를 외치고 있다.'1등' 삼성이 시장 불확실을 뚫고 한단계 더 발전하는 방책은 변화를 통해 '자신이라는 한계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 밖에 없다는 메시지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 첨단 소재 사업과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간 합병을 통해 2020년 매출 29조원 규모의 세계적인 소재·에너지 회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일모직이 올레드 소재 사업과 함께 역점을 뒀던 태양전지 전극용 소재 및 2차전지 분리막 사업을 연계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을 주식교환방식으로 합병하기로 했다.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합병해 존속법인이 되고 제일모직이 소멸법인이 되는 구조다. 합병비율은 최근 두 회사 주가 등을 고려한 회계법인의회계실사를 거쳐 확정한다.
합병이 완료되면 삼성SDI는 단순합산으로 자산 15조원, 매출 9조5000억원(이상 작년말 기준), 시가총액 10조원, 직원 1만4000명(작년 3분기말 기준)의 거대 계열사가 된다. 1954년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번 합병은 2차 전지 사업에 주력하는 삼성SDI가 소재 중심 계열사인 제일모직을 흡수한 것이다. 삼성 SDI는 자산 15조가 넘는 거대 기업이 됐다. 제일모직은 사업 환경 변화 소용돌이 속에서 60년만에 간판을 내리게 됐다.
삼성SDI는 초일류 친환경·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배터리 사업의 원천 경쟁력인 소재 경쟁력 강화가 절실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9월 1차 사업조정을 통해 전통적 패션사업은 삼성에버랜드로 넘겼다. 대신 최첨단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을 선언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이어 에너지·자동차 분야 소재 시장 공략을 신성장 동력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은 이같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효율성과 장래성이 불투명한 사업 부문은 축소하거나 정리하는 대신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특출한 분야는 과감한 투자로 육성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제일모직이 패션·직물 사업 부분을 분리할 때부터 계열사 통합설은 꾸준히 제기됐다. '선택과 집중'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논리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패션사업 매각 대금으로 제일모직은 독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소재 업체인 노발레드를 인수했다. 삼성SDI 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및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협력 강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그러나 반년만에 다시 합병 결정을 내린 이유는 스마트폰 성장 둔화로 인한 삼성그룹 전체 실적 전망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다른 삼성 계열 전자부품사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이지만 소재 사업이 특성상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 한계가 분명한 탓이다.
노발레드 인수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및 태블릿 등에 올레드 패널 소재를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갖추려면 장기 투자가 뒤따라야 하지만 지난해 제일모직 매출(4조 4111억원)은 세계 화학업계 10위권인 LG화학(23조 1436억원)의 6분의 1 수준이다.
이는 삼성그룹이 스마트폰 관련 계열사 실적 악화 현실화에 선제 대응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마하경영(Mach)으로 한계를 돌파하자'는 올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위기 경영 전략 키워드와도 맞아 떨어진다.
제트기가 음속을 넘어서려면 설계부터 부품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하는 것처럼 삼성도 뼈를 깎는 체질 개선만이 살 길이라는 뜻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는 '한계 돌파'를 외치고 있다.'1등' 삼성이 시장 불확실을 뚫고 한단계 더 발전하는 방책은 변화를 통해 '자신이라는 한계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 밖에 없다는 메시지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 첨단 소재 사업과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간 합병을 통해 2020년 매출 29조원 규모의 세계적인 소재·에너지 회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일모직이 올레드 소재 사업과 함께 역점을 뒀던 태양전지 전극용 소재 및 2차전지 분리막 사업을 연계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