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패션위크' 톡톡 튀는 개성만점 패션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Luxury & Style
미국 힙합 가수 스쿨보이 큐의 ‘갱스타(Gangsta)’가 흘러나왔다. 관람객들이 박자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무대 한가운데 설치된 커다란 철조망을 중심으로 남자 모델 10여명이 배치됐다. 담배를 문 채 나른하게 눈을 감은 모델, 철조망 뒤편 벤치에 무심하게 앉아 있는 모델, 껄렁한 몸짓으로 다른 모델과 대화를 나누는 모델….
남성복 브랜드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의 고태용 디자이너가 재현한 미국 워싱턴DC 뒷골목 풍경이다. 고씨는 지난 21일 ‘2014 춘계 서울패션위크’ 개막 첫날 ‘프레젠테이션 쇼(PT 쇼)’ 형식으로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모델들이 음악에 맞춰 무대 위를 오가는 일반적인 쇼 대신 특정 상황을 설정한 뒤 약간의 연기를 가미한 독특한 쇼를 선보인 것이다. ‘군인들의 마지막 휴가’란 주제로 조금은 해이해지고 자유로운 휴가병의 모습을 표현했다. 힙합적인 요소로 압축되는 거리 문화를 재기발랄하게 녹여냈다.
그는 지난해 3월 열린 ‘2013 춘계 서울패션위크’ 때도 백팩을 멘 모델들이 자전거를 끌고 햄버거 가게 문을 여는 모습으로 쇼를 시작해 주목받은 바 있다. 고씨의 쇼를 놓치지 않으려고 해외 바이어는 물론 언론인, 관람객이 몰린 이유다.
톡톡 튀는 작품으로 유명한 정혁서·배승연 디자이너의 ‘스티브 J & 요니P(Steve J & Yoni P)’ 쇼도 표를 구하기 어려운 쇼 중 하나다. 주최 측은 쇼를 보려는 사람은 넘치는데 좌석이 모자라자 모델들이 입장하는 무대 입구 바로 옆에 부랴부랴 추가 좌석을 설치했다.
정씨 등은 녹음된 배경음악을 틀어 놓는 다른 디자이너들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록밴드의 공연과 함께 쇼를 진행, 작품의 생동감을 부각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삶은 흘러간다’는 주제로 엉킨 쇠사슬, 스팽글 장식 등을 경쾌하게 활용했다.
최철용 디자이너의 ‘초이 최(Cy Choi)’는 구조물을 연상케 하는 각종 소품으로 미술관을 방불케 하는 무대 분위기를 연출했다. 검은색, 흰색 풍선을 테이프로 붙여 탑처럼 쌓아올리거나 장화 모양의 작은 풍선을 다닥다닥 붙여 손잡이를 달아 가방처럼 만든 뒤 모델에게 쥐여준 것이다. 사람 몸집만한 검은색, 하얀색 비닐봉투를 깃발처럼 흔들면서 들고 나오는 모델도 있었다. 이 같은 소품은 극도로 절제된 디자인과 맞물려 쇼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남성복 브랜드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의 고태용 디자이너가 재현한 미국 워싱턴DC 뒷골목 풍경이다. 고씨는 지난 21일 ‘2014 춘계 서울패션위크’ 개막 첫날 ‘프레젠테이션 쇼(PT 쇼)’ 형식으로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모델들이 음악에 맞춰 무대 위를 오가는 일반적인 쇼 대신 특정 상황을 설정한 뒤 약간의 연기를 가미한 독특한 쇼를 선보인 것이다. ‘군인들의 마지막 휴가’란 주제로 조금은 해이해지고 자유로운 휴가병의 모습을 표현했다. 힙합적인 요소로 압축되는 거리 문화를 재기발랄하게 녹여냈다.
그는 지난해 3월 열린 ‘2013 춘계 서울패션위크’ 때도 백팩을 멘 모델들이 자전거를 끌고 햄버거 가게 문을 여는 모습으로 쇼를 시작해 주목받은 바 있다. 고씨의 쇼를 놓치지 않으려고 해외 바이어는 물론 언론인, 관람객이 몰린 이유다.
톡톡 튀는 작품으로 유명한 정혁서·배승연 디자이너의 ‘스티브 J & 요니P(Steve J & Yoni P)’ 쇼도 표를 구하기 어려운 쇼 중 하나다. 주최 측은 쇼를 보려는 사람은 넘치는데 좌석이 모자라자 모델들이 입장하는 무대 입구 바로 옆에 부랴부랴 추가 좌석을 설치했다.
정씨 등은 녹음된 배경음악을 틀어 놓는 다른 디자이너들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록밴드의 공연과 함께 쇼를 진행, 작품의 생동감을 부각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삶은 흘러간다’는 주제로 엉킨 쇠사슬, 스팽글 장식 등을 경쾌하게 활용했다.
최철용 디자이너의 ‘초이 최(Cy Choi)’는 구조물을 연상케 하는 각종 소품으로 미술관을 방불케 하는 무대 분위기를 연출했다. 검은색, 흰색 풍선을 테이프로 붙여 탑처럼 쌓아올리거나 장화 모양의 작은 풍선을 다닥다닥 붙여 손잡이를 달아 가방처럼 만든 뒤 모델에게 쥐여준 것이다. 사람 몸집만한 검은색, 하얀색 비닐봉투를 깃발처럼 흔들면서 들고 나오는 모델도 있었다. 이 같은 소품은 극도로 절제된 디자인과 맞물려 쇼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