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더 정교해지고…샤넬, 더 화려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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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시계박람회 '바젤월드 2014' 개막
명품부터 중저가까지 1500개 브랜드 기술 경쟁
주요 수출국 亞 매출 꺾여 스위스 업체들 실적 '주춤'
명품부터 중저가까지 1500개 브랜드 기술 경쟁
주요 수출국 亞 매출 꺾여 스위스 업체들 실적 '주춤'
지금 전 세계 시계 마니아들의 눈은 스위스 바젤에 쏠려 있다. 세계 최대 시계 박람회인 ‘바젤월드 2014’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개막됐다.
매년 이맘때 열리는 바젤월드에는 유명 시계 브랜드가 대거 참가해 그해 신상품을 공개한다. 올해도 파텍필립, 브레게, 롤렉스, 오메가 등 명품부터 스와치, 티쏘, 로만손 등 중저가 브랜드까지 40개국에서 1500여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전방위적인 기술 경쟁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와 롤렉스의 ‘오이스터’ 등 두 간판 컬렉션에선 새 제품을 나란히 선보였다.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추얼 GMT-마스터 Ⅱ’는 빨강과 파랑 두 색상을 세라크롬 소재 테두리에 동시에 담아냈다.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마크 Ⅱ’는 아폴로 우주 탐사단이 인류 최초의 달 탐사를 떠날 때 착용해 유명해진 스피드마스터의 최신 버전이다. 파텍필립은 원래 잘 사용하지 않던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를 쓴 신상품을 내놨다.
브랜드들 간의 기술 경쟁도 볼거리다. 브레게는 ‘세상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자동식) 투르비용 시계’를 준비했다. 투르비용은 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장치로, 일단 장착되면 시계값이 억대로 뛰는 최고급 기술이다. 시계 메이커들은 핵심 부품인 무브먼트(동력장치)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태그호이어는 자체 개발한 두 번째 무브먼트 ‘칼리버 CH80’와 함께 이를 탑재한 ‘카레라 칼리버 CH80 크로노그래프 41㎜’ 시계를 공개했다.
의류·잡화에 강한 명품 패션 브랜드들도 시계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루이비통은 해외여행이 잦은 사람들을 겨냥한 콤플리케이션 워치(여러 기능을 넣은 고급 시계)를, 샤넬은 투르비용에 169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은 여성 시계를 내놨다. “우리는 시계에서도 명가”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스위스 시계산업 성장세는 주춤
휘황찬란한 부스, 쏟아지는 신상품, 몰려드는 관람객…. 시계 시장의 최대 축제인 바젤월드의 화려한 모습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위스 시계산업의 기상도는 예전만큼 밝지 않다. 최근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스위스 시계산업연합회(FH)에 따르면 지난해 스위스 시계 수출액은 218억스위스프랑(약 26조45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10년 22.2%, 2011년 19.4%, 2012년 11%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둔화됐다. 주력 시장인 홍콩(-5.6%)과 중국(-12.5%)의 매출이 뒷걸음질친 영향이 컸다.
명품 업계 전문가들은 중화권 매출이 급감한 원인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정책’을 꼽고 있다. “중국인의 수요 중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했던 ‘뇌물’이 크게 줄어든 것이 일반 소비자에게도 많은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판매도 주춤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이런 상황에서 올 들어 상당수의 시계 브랜드가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제니스의 장 프레데리크 뒤포 최고경영자(CEO)는 “올초부터 많은 시계 메이커들이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테판 린더 태그호이어 CEO는 “너무 튀고 극단적인 디자인 대신 기본에 충실한 클래식 디자인으로 판매를 늘리려는 회사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바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매년 이맘때 열리는 바젤월드에는 유명 시계 브랜드가 대거 참가해 그해 신상품을 공개한다. 올해도 파텍필립, 브레게, 롤렉스, 오메가 등 명품부터 스와치, 티쏘, 로만손 등 중저가 브랜드까지 40개국에서 1500여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전방위적인 기술 경쟁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와 롤렉스의 ‘오이스터’ 등 두 간판 컬렉션에선 새 제품을 나란히 선보였다.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추얼 GMT-마스터 Ⅱ’는 빨강과 파랑 두 색상을 세라크롬 소재 테두리에 동시에 담아냈다.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마크 Ⅱ’는 아폴로 우주 탐사단이 인류 최초의 달 탐사를 떠날 때 착용해 유명해진 스피드마스터의 최신 버전이다. 파텍필립은 원래 잘 사용하지 않던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를 쓴 신상품을 내놨다.
브랜드들 간의 기술 경쟁도 볼거리다. 브레게는 ‘세상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자동식) 투르비용 시계’를 준비했다. 투르비용은 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장치로, 일단 장착되면 시계값이 억대로 뛰는 최고급 기술이다. 시계 메이커들은 핵심 부품인 무브먼트(동력장치)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태그호이어는 자체 개발한 두 번째 무브먼트 ‘칼리버 CH80’와 함께 이를 탑재한 ‘카레라 칼리버 CH80 크로노그래프 41㎜’ 시계를 공개했다.
의류·잡화에 강한 명품 패션 브랜드들도 시계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루이비통은 해외여행이 잦은 사람들을 겨냥한 콤플리케이션 워치(여러 기능을 넣은 고급 시계)를, 샤넬은 투르비용에 169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은 여성 시계를 내놨다. “우리는 시계에서도 명가”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스위스 시계산업 성장세는 주춤
휘황찬란한 부스, 쏟아지는 신상품, 몰려드는 관람객…. 시계 시장의 최대 축제인 바젤월드의 화려한 모습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위스 시계산업의 기상도는 예전만큼 밝지 않다. 최근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스위스 시계산업연합회(FH)에 따르면 지난해 스위스 시계 수출액은 218억스위스프랑(약 26조45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10년 22.2%, 2011년 19.4%, 2012년 11%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둔화됐다. 주력 시장인 홍콩(-5.6%)과 중국(-12.5%)의 매출이 뒷걸음질친 영향이 컸다.
명품 업계 전문가들은 중화권 매출이 급감한 원인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정책’을 꼽고 있다. “중국인의 수요 중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했던 ‘뇌물’이 크게 줄어든 것이 일반 소비자에게도 많은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판매도 주춤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이런 상황에서 올 들어 상당수의 시계 브랜드가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제니스의 장 프레데리크 뒤포 최고경영자(CEO)는 “올초부터 많은 시계 메이커들이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테판 린더 태그호이어 CEO는 “너무 튀고 극단적인 디자인 대신 기본에 충실한 클래식 디자인으로 판매를 늘리려는 회사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바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