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T "IT·인터넷 성공 방정식 배우자"…NAVER 임원은 영입 '0순위'
국내 최대 인터넷 회사인 네이버의 전·현직 임원이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기업의 영입 ‘0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들이 급변하는 정보기술(IT)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성공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의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있어서다.

네이버 인재를 향한 대기업의 ‘러브콜’은 네이버 자회사와 관계사 임원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네이버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임원 사관학교’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 임원 영입 러시

27일 인터넷·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네이버의 광고·컨설팅 관련 자회사인 네이버서치마케팅(NSM)의 조영환 대표(47)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오버추어코리아 상무로 일하다 2011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KT와 네이버의 지역광고사업 합작사인 칸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조 대표는 다음달부터 SK텔레콤에서 고객 마케팅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임원으로 일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에는 삼성전자가 윤대균 전 NHN테크놀로지서비스 대표를 영입한 일도 있었다. 윤 전 대표는 2006년부터 네이버와 네이버 자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했다. 그는 삼성전자에서는 IM(IT·모바일) 부문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전무로 일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3~4년간 네이버 임원 영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0년에는 네이버 서비스 책임자(NSO)였던 함종민 이사를 상무로 맞아들였다. 함 상무는 두루넷과 와이즈소프트 부사장을 거친 소프트웨어(SW) 전문가로 삼성전자에서 차세대 SW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네이버 한게임에서 게임 사업을 담당하던 김규호 전 이사를 삼성전자가 MSC 전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SW·콘텐츠 경쟁력 강화 의도


이처럼 삼성전자가 네이버의 핵심 인력을 잇달아 영입하는 것은 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콘텐츠와 SW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워 글로벌 1위 업체로 부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SW 경쟁력에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있다.

LG전자 SK텔레콤 등도 비슷한 맥락으로 네이버 출신 임원 영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2012년 네이버 포털 서비스 운영을 총괄하던 최성호 전 본부장(52)을 스마트 비즈니스 그룹장(전무)으로 맞아들였다. 지난해에는 김평철 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미국법인 전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2012년 네이버 검색광고 플랫폼을 담당하던 위의석 전 본부장(50)을 상품기획본부장으로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IT 회사들은 원래 이직이 잦은 특성이 있다”며 “인력의 유연한 이동은 전체 산업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