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어느새…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든 사물인터넷
“눈이 오네요. 자동차가 건넨 이야기를 당신의 스마트폰이 이해하도록. 너무 깜깜해. CCTV가 듣는 이야기를 가로등이 함께 이해하도록. 다 퇴근했네. 텅 빈 사무실이 하는 이야기를 전등이 이해하도록. 아침이 왔어. 식물이 하는 이야기를 비닐하우스가 이해하도록. 세상의 사물들이 서로 소통하게 만드는 기술. SK텔레콤이 만듭니다.”

SK텔레콤의 광고 문구다. 이 광고는 SK텔레콤이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에 대비해 추진하고 있는 T카,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스마트 팜 등을 소개한다. IoT는 어렵고 먼 얘기가 아니다. 이미 우리 주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그냥 지나가기만 해도 통행료가 징수되는 하이패스, 성범죄자의 위치를 관리기관에 수시로 전송하는 전자발찌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성민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가 IoT 시대로 가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장·쓰레기통도 IoT

SK텔레콤은 앞서 IoT 기술을 적용, 농장을 관리하는 서비스도 내놨다. 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 시스템 ‘스마트 팜’이다. 원격으로 온실을 여닫을 수 있고, 온풍기를 가동하거나 농약을 뿌릴 수 있다. CCTV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농장을 살펴볼 수도 있다. 정전이 되면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Smart & Mobile] 어느새…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든 사물인터넷
SK텔레콤은 농촌경제 활성화 프로젝트로 2011년 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전국 80여곳의 농장에 적용했다.

LG유플러스도 디지털 음식물 쓰레기통 서비스 ‘스마트 크린’ 등 다양한 Io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파트 음식물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면 기기 하단의 정밀 저울이 무게를 측정한다. 음식물 수거가 끝나면 통신망을 통해 한국환경공단 서버에 누가 얼마나 버렸는지 정보를 전송한다. 이 정보로 음식물 쓰레기 요금을 매겨 관리비에 포함해 청구하는 것이다.

대형 병원 이미 100% 스마트화


국내 대형 병원 대부분은 이미 스마트 병원이다. IoT 기술을 도입하고 있단 얘기다. 처방전과 필름은 자취를 감췄다. 모두 전산화, 영상화됐다. 검진을 예약하면 당일 아침 스마트폰을 통해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 “오전 9시15분 내과 OOO 교수 검진 예약돼 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 주차장에 들어서면 입구에 ‘제3주차장 123석’이라고 표시돼 있다. 접수를 마치고 진료실 앞에 도착하면 모니터에 내 차례가 뜬다. 기다리는 동안 병원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내 질환에 대한 정보는 물론 혈액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검진이 끝난 뒤엔 무인수납기로 결제하면 된다. 병원 문을 나서면 문자메시지가 온다. “다음 외래는 6개월 후인 8월20일 수요일 오전 9시30분입니다.”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은 “국내 대형 병원은 이미 100% 스마트 병원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스마트 병원은 의료와 IoT 기술 융합에 따른 혁신의 시작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병원. 정형외과 의사인 크리스토퍼 케딩 교수는 십자인대 수술을 집도했다. 수술 장면은 다른 곳에 있는 의료진과 의대생들에게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케딩 교수가 쓰고 있는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를 통해서다.

무인 자동차 시대 ‘성큼’

스스로 움직이는 무인 자동차 ‘스마트 카’ 시대도 성큼 다가왔다. 선두주자는 구글이다. 구글은 2010년 자율주행 실험에 성공한 뒤 무인 자동차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미 미국 구글 직원 12명은 매일 무인 자동차로 출퇴근한다. 집에서 고속도로까지만 직접 운전대를 잡고 실리콘밸리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자동 운전 기능인 ‘구글 쇼퍼(chauffer)’가 알아서 운전한다.

‘아직은 무인 자동차가 위험할 것 같다’며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구글은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킨다. 2010년 10월부터 지금까지 구글의 무인 자동차 12대는 80만㎞ 무사고 운전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한 건의 추돌사고가 있었지만 그건 사람이 운전할 때 일어난 일이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는 “5년 안에 일반인도 무인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