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가 달아오르고 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이후의 정국 안정을 기대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소식 이후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며 비틀대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인도 증시 2014년 들어 4%·루피화 가치 2% 상승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센섹스지수는 올 들어 4% 이상 오르며 지난 24, 25일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량주 중심의 니프티50지수도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폭락했던 인도 루피화 가치도 최근 한 달 동안 2% 넘게 뛰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7일~5월12일 치러지는 인도 총선에선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주 주지사가 이끄는 중도우파 인도국민당(BJP)이 여당인 국민회의당(NCP)을 제치고 최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모디 주지사가 차기 총리가 되면 인도의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모디 후보는 복지정책 대신 ‘1000만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워 젊은 세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모디의 지지층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고등학교와 대학 교육을 받으며 자란 세대다. FT는 “1970년과 비교하면 현재 인도 극빈곤층 비율은 전체 인구의 70%에서 30%대로 줄었고, 고교 진학률은 5%에서 25% 이상으로 늘었다”며 “부모 세대가 중시해온 복지정책보다 일자리와 성장을 중시하는 세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총선 이후 경제개혁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높고, 현재 증시가 과열 상태란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예상만큼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기 힘들 것이란 게 이유다. BJP는 다수석을 차지하더라도 과반은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이체방크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야당이 이끄는 연립정부에 대한 각 주정부의 지지율이 높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개혁 기대감에 부풀었던 인도 증시의 거품은 수그러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도 경제는 지난해 3분기(10~12월) 4.7% 성장에 그쳤다. 7분기 연속 목표 성장률인 5%에 도달하지 못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