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루이비통과 함께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샤넬이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에 입성한다. 까르띠에가 영업 중인 청담동의 한 빌딩을 700억원에 통째로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샤넬 입성…청담동 명품街 더 화려해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코리아는 최근 청담동 플래티늄빌딩의 건물과 토지를 개인 건물주로부터 매입했다. 샤넬코리아가 당국에 신고한 거래금액은 700억원대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샤넬이 이 자리에 국내 최초의 대형 부티크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 샤넬은 국내 백화점과 면세점에는 입점했지만 아직까지 단독 매장은 없다.

공교롭게도 이 자리엔 까르띠에가 2008년 국내 최대 매장으로 문을 연 5층짜리 ‘까르띠에 메종(maison)’이 들어서 있다. ‘메종’은 일반 매장보다 훨씬 다양한 상품과 함께 사무실, 고객센터 등까지 갖춘 전략 매장을 말한다. 까르띠에의 임차 계약은 내년 3월까지이나 그 이전에 매장을 정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까르띠에 측은 “청담 메종의 정확한 운영 종료 시점이나 후속 매장 위치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갤러리아명품관과 청담사거리를 잇는 ‘한국의 명품 메카’인 이 거리에선 요즘 글로벌 명품업체들의 매장 공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미 출점이 확정된 버버리, 디올, 브루넬로 쿠치넬리 등에 이어 샤넬까지 상륙함으로써 유명 명품 브랜드 간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버버리는 청담사거리의 옛 주유소 자리에 매장과 사무실이 모두 들어가는 10층 빌딩을 짓고 있다. 바로 옆에선 디올이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 매장을 갖춘 5층짜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꾸미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청담사거리 인근에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15층 규모 신사옥을 짓고 있으며, 다음달엔 옛 3.1필립림 매장 자리에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지난해엔 구찌 청담 매장이 새 단장을 마쳤고,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인 아베크롬비 앤 피치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소속 끌로에가 이 거리에 나란히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청담 명품거리 매장은 임대료가 워낙 비싸 수익을 내긴 쉽지 않지만 명품 이미지를 높이는 홍보 효과가 커 브랜드마다 탐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지도가 낮은 명품 브랜드는 백화점 입점 때 ‘청담동에 매장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