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성동조선…자율협약 조선사들 경영정상화 '순항 중'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 자율협약을 맺은 조선사들이 채권단의 자금 지원과 잇따른 신규 수주에 힘입어 경영 정상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조선 업황이 나아질 조짐이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두고 있는 STX조선해양은 최근 1조8000억원의 출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싱가포르 선사로부터 6200억원 규모의 선박(탱커) 12척을 새로 수주했다. 이달에는 재무 부담 요인인 50척 규모의 저가 수주 계약도 해지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계약 해지 비용으로 4000여억원이 소요되지만 장기적으로 경영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현재 약 50척의 신규 선박건조 의향서를 받아 이 가운데 수익성이 좋은 20척 정도를 추가로 수주할 계획이다.

성동조선해양도 6월이면 1조6882억원의 출자전환이 완료된다. 무역보험공사가 한때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했지만 재실사를 거쳐 출자전환에 동의한 덕분이다. 성동조선해양은 이달까지 벌크선, 석유화학 운반선 등 20척을 신규 수주했다. 성동조선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에 수주한 물량은 영업이익이 나는지 중점적으로 따졌다”며 “2~3년 뒤면 재무 건전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동조선은 현재 10여척의 건조 계약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SPP조선은 지난주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높다는 내용의 중간 실사보고서가 나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자금 지원에 파란불이 켜졌다. 실사보고서의 현실성을 놓고 아직 채권은행 간 이견이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긍정적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조선 경기다. 업계에서는 일부 지표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조심스레 밝히고 있다. 글로벌 조선·해운 조사회사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조선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선박가격은 초대형 유조선인 VLCC 기준으로 2009년 1억5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9250만달러로 하락했으나 올 1월 9400만달러로 반등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