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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호 행장, 목발 짚고 서서 1시간30분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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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교 후배들과의 약속 지켜
    "신뢰 잃은 은행, 황금시대 끝나"
    이건호 행장, 목발 짚고 서서 1시간30분 특강
    “은행이 팔고 싶은 상품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팔아야 합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55·사진)은 지난 17일 서울대 경영대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 및 학부 재학생 7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위기를 맞은 은행업이 지속 발전하려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장은 최근 왼쪽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있다. 대외 일정을 최대한 줄였지만 이날은 모교 후배들과의 약속이라며 목발을 짚고 강의에 나섰다.

    이 행장은 먼저 “은행업의 황금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서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가 한계에 이르렀고, 산업 포화 및 규제 강화 등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경제성장률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행장은 특히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업이 신뢰를 잃은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이 고객과 사회보다 회사와 주주의 이익만 추구하고, 각종 금융사고가 잇따르면서 고객과의 신뢰 기반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앞으로 은행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고객과의 신뢰 구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이 행장의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은행업은 고객 관계 기반의 서비스업이 돼야 한다”며 “은행주도형이었던 은행과 고객의 관계를 고객주도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스토리(이야기)가 있는 금융’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말이 되는’ 상품을 팔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은행은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인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인지 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며 “은행에 대한 고객의 가치보다 고객에 대한 은행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서울대 경영학과(77학번)를 나와 조흥은행 본부장,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장,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국민은행 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해 7월 국민은행장에 취임했다.

    김일규/오형주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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