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투어 뛰면서 살아남는 법 배워
2014년 2승 거두면 신인상 따라올 것"
국가대표 출신으로 승승장구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던 김민선은 지난해 2부투어 첫 번째 시드전에서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2부투어에선 세 차례 시드전을 치르는데 한 번만 통과하면 5개 대회에 나갈 수 있다. 상금랭킹 20위에 들면 다음 시드전에는 나가지 않아도 된다.
그는 두 번째 시드전을 통과했으나 이미 5개 대회를 치른 경쟁자들과의 상금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우승 1회, 준우승 2회 등 선전했으나 상금랭킹 5위에 그친 김민선은 3위까지 주는 1부투어 직행 티켓을 받지 못했다. 김민선은 2부투어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오히려 지난해 2부투어를 뛰면서 상당한 내공을 키웠다고 좋게 해석했다.
“2부투어는 이틀짜리 경기라 하루 못 치면 바로 짐싸고 돌아가야 해요. 살아남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하죠. 덕분에 꾸준히 잘 칠 수 있는 법을 배운 것 같습니다.”
그는 1부투어 시드전에 나가 12등으로 통과했다. 최종 본선보다는 오히려 예선전이 더 떨렸다고 한다. “제가 어디가서도 떠는 스타일이 아닌데 예선 첫날 3번홀까지는 너무 떨렸습니다. 분위기가 정말 달랐어요. 보통 대회에서는 서로 말도 잘하는데 언니들이 말 한마디 안 하고 긴장감이 팽팽했거든요.”
서울이 고향인 김민선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태권도 검은띠를 따고 난 뒤 다른 운동을 찾다가 골프를 접하게 됐다. 골프 레슨은 전문적으로 받지 않았다. 입문 3개월 동안 그립과 간단한 레슨만 교육받고 죽도록 공만 쳤다.
그는 “현재 한국남자프로골프 세미프로인 오빠와 함께 골프를 시작했는데 정말 재미있어 TV도 안 보고 골프를 했다”며 “어릴 때부터 세게 때리다 보니 남들보다 거리가 더 난다”고 말했다. 260~27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가 김민선의 주무기다. 그래서 별명도 ‘쭉쭉빵빵’이다.
“대회에서는 제 스윙의 60~70% 정도만 해요. 100%를 다 치면 280야드까지는 보낼 수 있죠. 그러나 100%를 치다 보면 OB가 많이 나서 스윙을 줄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골프 치기에 좋은 성격”을 꼽았다. 어떤 일이든 무던하게 대하고 안 좋은 일은 금세 잊어버리는 성격이다. “평소에는 욱하는 성격이 있는데 골프칠 때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골프 이외의 문화 생활도 자주 즐긴다. 친구들과 놀러 나가 영화를 보거나 수다를 떨고, 맛있는 음식과 차도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태국에서 동계 훈련을 마친 김민선은 단점으로 생각하는 쇼트게임 보완에 주력했다. 그는 “올해의 목표는 무조건 신인왕”이라며 “우승을 두 번 하면 신인상이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