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12일부터 시작한 ‘이런 규제 없애라’ 기획이 나간 뒤 ‘한경 기업신문고’에는 기업들의 불만과 제보가 쏟아졌다. ‘수출기업을 도와주기는커녕 정부가 세금 못 때려 안달이다’ ‘제발 이번에는 제대로 규제 개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주)덕성사 김정 대표도 제보자 중 한 명이었다. 덕성사는 인천시 원창동 공장에서 인쇄회로기판(PCB)을 만드는 중소기업이다. 원창동 공장엔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처리하기 위한 150t 규모의 처리시설이 있다.

최근 덕성사는 대기업 S사로부터 주문 물량이 늘자, 기존 공장에서 도로 하나를 두고 6m 떨어져 있는 부지에 조그만 공장을 지었다. 새로 지은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는 기존 공장으로 보내 처리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덕성사의 이 계획은 구청에서 퇴짜를 맞았다.

구청 측은 ‘기존 공장 옆에 지으면 증축인데, 도로를 끼고 새 공장을 지으면 신축에 해당돼 폐수처리 시설을 새로 지어야 한다’는 법 규정을 들어 보완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법 취지는 알겠으나, 6m 떨어진 기존 공장 폐수처리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런 규제가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