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AIST 제공
사진=KAIST 제공
혈관 두께 (mm)는 통상 대정맥 30, 대동맥 25,정맥 5, 동맥 4mm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넓지 않은 혈관의 내부를 찍는 임상장치를 ‘혈관내시경 광단층영상 시스템’ (OCT, Optical Coherence Tomography)’으로 부릅니다. 이는 심근경색증으로 대표되는 심혈관계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때문에 이런 장치에선 높은 해상도의 ‘이미징 구현’이 생명이란 분석입니다. 이미징은 찍은 정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한다는 뜻인데요. 이미징이 깨끗하면 그 만큼 진단도 정확해 진다는 말로 풀이됩니다.

이 같은 이미징을 얻는 혈관내시경 광단층영상 시스템은 혈관에 내시경을 넣은 뒤 투명 액체를 순간적으로 흘려 보내 말 그대로 수초 내 찍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문제는 기존에 나와 있는 혈관내시경 시스템의 경우 고해상도 이미징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따른다는 게 꼽힙니다.

원인은 영상의 촬영속도가 느려 터졌기 때문이란 게 과학자들의 설명입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피가 흐르는 혈관 내 상황을 자세히 파악할 수 없다는 얘기지요. 게다가 혈관 내부를 띄엄띄엄 분석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하나의 문제로 지적받습니다.

국내 대학의 연구팀이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한 획기적인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대덕에 있는 KAIST 기계공학 전공 오왕열 (46) 교수 연구팀이 주인공인데요. 오늘 2014년 3월 12일 KAIST에 따르면 오왕열 교수팀은 이미징 속도에서 현존하는 기술보다 3.5배 가량 빠른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진 광학적 혈관 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세계최초로 ‘3차원의 고해상도’ (혈관 깊이 방향 10㎛급, 혈관 둘레 및 길이 방향 30㎛급) 생체 혈관 내부 이미지도 얻었습니다. 맨 위가 관련한 사진 (아래는 시스템 등=KAIST 제공)입니다.
오 교수팀이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초고속·고해상도 광단층영상 시스템과 직경 0.8mm (밀리미터)의 유연한 고속·고해상도 내시경과 이미징 빛을 혈관 내에서 고속으로 스캔할 수 있는 장치로 구성됐습니다.

오왕열 교수는 이를 이용해 “사람의 관상동맥과 비슷한 크기인 토끼 대동맥 7cm 길이의 혈관을 5.8초만 (1초당 350장 찍는 속도)에 단층 촬영하고, 3차원 모든 방향으로 10~35㎛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어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상용화한 혈관내시경처럼 200㎛ 간격으로 이미징 할 경우 7cm 길이의 혈관을 1초 내 가능했다는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오왕열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혈관내시경 시스템은 고성능 뿐 아니라 살아있는 동물의 혈관 내부 촬영을 통해 사람의 혈관과 비슷한 상황에서 테스트했다는 것이 큰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오 교수 연구팀은 국내 한 병원과 협력해 상반기 중 사람 심장과 비슷한 크기를 가진 동물 심장의 관상동맥 촬영을 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거쳐 수년 내 임상에서 환자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오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1월 과학학술지 ‘바이오메디컬 옵틱스 익스프레스 (Biomedical Optics Express)’에 게재됐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