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자체가 거대한 지형…동대문운동장 느낌 살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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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
3월 21일 공식 개관 앞서 방한
'자하 하디드 360도'展도 열려
3월 21일 공식 개관 앞서 방한
'자하 하디드 360도'展도 열려
오는 21일 개관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입방체의 수직적 건축에 익숙한 우리들의 상식을 깨는 해체주의적 건축이다. 우주선의 형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거대한 뱀이 똬리를 튼 것 같기도 한 이 건축은 보는 이에게 과연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일까.
환경친화적인 새로운 건축미학으로 세계 건축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온 영국 여성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자하 하디드_360도’전이 12일부터 DDP 디자인놀이터 로비에서 열린다.
개관 기념전으로 마련된 이번 특별전은 하디드가 디자인한 가구와 신발, 보석 등을 선보이는 1차 전시(26일까지)와 건축가로서 그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2차 전시(4월4일~5월31일)로 나뉘어 진행된다. 2차 전시에는 샹들리에 9점과 건축모형, 모바일 아트 등을 1차 전시 작품과 함께 선보인다.
이라크 태생인 하디드는 2004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받은 현대 건축계의 거장. 그의 건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비정형의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날카로운 직선으로 가득찬 도심의 입방체 건축을 지양하고 곡선적인 요소와 조화시켜 차가운 도시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이런 특징은 DDP 건축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그는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건물을 지을 때 가장 고민하는 점은 주변 환경과의 조화”라며 “내가 커브와 구형의 형태를 즐겨 채택하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곡선적 요소는 주변 빌딩들의 팽팽한 긴장관계를 이완시켜 ‘도심 속의 파라다이스’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는 것이다. 건물 입구와 지형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것도 그런 발상의 반영이다.
DDP와 일본 올림픽 주경기장을 놓고 불거지고 있는 과도한 스케일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장소성과 기능성을 고려해야지 단순히 규모만을 문제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의 건축은 단순한 지형적 통합에 그치지 않는다. 장소의 역사적 맥락을 한데 녹여 넣는다. “동대문운동장 터라는 장소의 역사성을 환기시키기 위해 전체적인 형태에 스타디움의 분위기를 살렸고 일부 스탠드는 그대로 살렸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런 하디드의 건축 개념은 그가 손댄 다양한 디너웨어, 가구 등 생활 디자인과 장신구 디자인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투명한 플렉시 글라스로 제작한 ‘리키드 글라스 테이블’은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물이 유리판에 부딪쳐 퍼져 나가게 해 공간 속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대리석으로 만든 ‘머큐릭 테이블 컬렉션’에는 하디드 특유의 해체주의적이고 곡선적인 형태미학이 반영돼 있다. 12일 오후 3시에는 자하 하디드 포럼과 강의가 알림터에서 진행된다. (02)2153-0081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환경친화적인 새로운 건축미학으로 세계 건축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온 영국 여성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자하 하디드_360도’전이 12일부터 DDP 디자인놀이터 로비에서 열린다.
개관 기념전으로 마련된 이번 특별전은 하디드가 디자인한 가구와 신발, 보석 등을 선보이는 1차 전시(26일까지)와 건축가로서 그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2차 전시(4월4일~5월31일)로 나뉘어 진행된다. 2차 전시에는 샹들리에 9점과 건축모형, 모바일 아트 등을 1차 전시 작품과 함께 선보인다.
이라크 태생인 하디드는 2004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받은 현대 건축계의 거장. 그의 건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비정형의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날카로운 직선으로 가득찬 도심의 입방체 건축을 지양하고 곡선적인 요소와 조화시켜 차가운 도시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이런 특징은 DDP 건축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그는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건물을 지을 때 가장 고민하는 점은 주변 환경과의 조화”라며 “내가 커브와 구형의 형태를 즐겨 채택하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곡선적 요소는 주변 빌딩들의 팽팽한 긴장관계를 이완시켜 ‘도심 속의 파라다이스’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는 것이다. 건물 입구와 지형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것도 그런 발상의 반영이다.
DDP와 일본 올림픽 주경기장을 놓고 불거지고 있는 과도한 스케일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장소성과 기능성을 고려해야지 단순히 규모만을 문제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의 건축은 단순한 지형적 통합에 그치지 않는다. 장소의 역사적 맥락을 한데 녹여 넣는다. “동대문운동장 터라는 장소의 역사성을 환기시키기 위해 전체적인 형태에 스타디움의 분위기를 살렸고 일부 스탠드는 그대로 살렸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런 하디드의 건축 개념은 그가 손댄 다양한 디너웨어, 가구 등 생활 디자인과 장신구 디자인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투명한 플렉시 글라스로 제작한 ‘리키드 글라스 테이블’은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물이 유리판에 부딪쳐 퍼져 나가게 해 공간 속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대리석으로 만든 ‘머큐릭 테이블 컬렉션’에는 하디드 특유의 해체주의적이고 곡선적인 형태미학이 반영돼 있다. 12일 오후 3시에는 자하 하디드 포럼과 강의가 알림터에서 진행된다. (02)2153-0081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