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진국 수입 둔화로 한국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수석연구위원과 이지선 선임연구원은 11일 '세계 경기 회복돼도 수출 경기 호전 쉽지 않다' 보고서에서 지난해 1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교역 성장 기여도는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 교역물량 증가율은 2000년대 중반 7.9%에서 금융위기 이후 2.4%로 낮아졌다. 미국은 지난해 수입 증가율은 물량 기준 1.2%, 금액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반전(-0.4%)했다.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등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입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다.

생산한 것 이상으로 소비하며 개도국에 의존했던 선진국이 부채를 줄이는 과정에서 수입도 함께 줄어들게 된 셈이다. 수입유발 효과가 큰 자동차 등 내구재보다 수입유발 효과가 적은 헬스케어 등 건강관선 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점도 수입이 줄어든 요인이다.

연구진은 "세계 교역 확대의 혜택을 크게 받았던 수출 중심 개도국들이 선진국 수요 부진의 충격을 크게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총생산(GDP)보다 수출 규모가 큰 싱가포르와 홍콩이 2003년∼2007년에 각각 평균 7.8%와 6.5%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012년∼2013년에는 평균성장률이 2%대로 둔화한 것이 그 예다.

한국 경기회복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부문 중 소비의 영향을 보면 아직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나라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2011년 국제산업연관표를 보면 미국의 소비로 늘어난 한국의 생산규모는 563억달러로 중국(446억달러)을 뛰어넘는다.

연구진은 "수출이 경기성장을 주도하는 힘은 과거 회복기보다 크게 약화할 전망"이라며 "과거 경기상승 국면에 비해 성장 활력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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