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로 장기투자] 펀드도 이젠 집에서 '원스톱 쇼핑'…70% 싸게 골라 담는다
이달 말부터는 투자자들이 집이나 사무실에서도 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굳이 은행 보험 증권사 등의 창구를 찾아갈 필요가 없다. 미국 영국 등에선 이미 널리 이용되고 있는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이 개설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1000여개에 달하는 펀드 상품을 모아놓고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투자자가 골라서 가입만 하면 된다. 수수료 역시 창구에서 펀드에 가입하는 것의 3분의 1 이하 수준이다.

○수수료 싸고 원스톱 쇼핑

[펀드로 장기투자] 펀드도 이젠 집에서 '원스톱 쇼핑'…70% 싸게 골라 담는다
‘펀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회사는 ‘펀드온라인’이다. 작년 9월 47개 운용사가 온라인 판매를 위해 공동 설립했다. 펀드 온라인은 오는 26일 개장을 목표로 펀드 슈퍼마켓을 준비 중이다.

펀드 슈퍼마켓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금융회사에서 판매하는 것과 똑같은 상품을 싸게 판다는 것. 은행 보험 증권사 등에서 파는 공모펀드 대부분이 ‘진열대’에 오르게 된다.

펀드 슈퍼마켓에선 펀드 가입 때 판매사에 줘야 하는 일회성 판매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 온라인으로만 운영하는 특성 때문이다. 매년 순자산 대비 일정 비율로 떼가는 판매보수 역시 종전의 3분의 1 수준이다. 예컨대 은행에서 가입하는 A주식형 펀드의 판매보수가 연 1%라면, 똑같은 상품을 펀드 슈퍼마켓에서 들 때는 0.3~0.4%만 내면 된다. 펀드 슈퍼마켓의 평균 판매보수는 순자산 대비 △주식형 0.35% △채권형 0.15% △파생상품형 0.3% △재간접형 0.25% 등이다.

다만 가입 후 3년 내 환매하면 0.15%의 후취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장기투자 문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펀드온라인 홈페이지에선 수익률은 물론 수수료, 자산 규모, 평가등급 등을 기준으로 전체 펀드를 검색할 수 있다. 펀드 슈퍼마켓을 이용하려면 제휴사인 우리은행과 우체국 창구에서 최초 한 번은 실명 확인을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가 도입되면 펀드 슈퍼마켓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투자할 만한 펀드는

펀드 슈퍼마켓에서 취급하는 1000여개 펀드 중에서 ‘알짜’를 골라내는 방법은 뭘까. 매년 평균 수익률을 웃돌면서 위험(표준편차)이 낮은 펀드를 선택, 장기투자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펀드 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지난 3년간 유형별 펀드(평균치) 대비 수익률이 높고 위험이 낮은 국내 주식형 펀드를 따져 보니 전체 787개 중 14개로 집계됐다. 대부분 배당주와 가치주, 중소형주 펀드였다.

중소형주펀드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간판급인 ‘삼성중소형FOCUS1A’가 돋보였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부진했는데도 2.95%의 수익(6일 기준)을 낸 것은 물론 2011년 12.74%, 2012년 19.92%, 작년 5.32% 등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가치주 펀드로 꼽히는 ‘신영마라톤1A’와 ‘한국밸류10년투자1C’는 2012년 이후 2년 연속 10%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 ‘라자드코리아A’ ‘한화밸류포커스자1B’ 등은 증권사들이 앞다퉈 추천하는 ‘스타급’은 아니지만 꾸준한 수익을 거두는 펀드다.

전문가들은 특히 장기투자할 땐 수익성만큼 안정성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매년 수익이 들쭉날쭉하지 않고 안정적인 성과를 지속해야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수익을 웃돈 14개 펀드 중 ‘한국밸류10년투자1C’의 안정성이 가장 뛰어났다. ‘신영마라톤A’ ‘신영밸류고배당’ ‘KB밸류포커스’ ‘미래에셋코리아컨슈머자1C-A’도 같은 유형의 펀드 대비 수익 변동폭이 낮은 편이었다. 함정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펀드는 장기 적립할 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이라며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 매년 안정적으로 시중금리를 초과하는지를 따져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조재길/안상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