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회사채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차오리솔라에너지 과학기술유한공사의 류티에롱 이사는 7일 회사가 이날까지 갚아야 하는 회사채 이자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채는 차오리솔라가 2012년 3월 10억위안(약 1740억원) 규모로 발행한 것으로 원금의 만기는 2017년 3월이다. 이날은 8980만위안(약 156억원) 규모의 이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했다. 차오리솔라는 지난 4일 회사 측에서 낼 수 있는 이자는 400만위안뿐이라고 밝혀 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것임을 예고했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돼 있는 차오리솔라는 태양광 셀 모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회사 규모로 보면 중소기업 수준에 불과하고, 수년 전부터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익히 알려진 터여서 이번 사태가 태양광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사태가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 발생한 첫 디폴트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의 잠재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는 ‘그림자 금융’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위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대표적인 그림자 금융 상품 중 하나인 자산관리 상품(WMP)들은 그동안 중소 규모 기업들의 회사채에 많이 투자했는데, 회사채 시장에서 첫 디폴트가 발생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회사채 디폴트 사태가 중국 회사채 시장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무분별한 회사채 투자 관행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시범 케이스로 차오리솔라의 디폴트를 방치해 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