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분유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본격 육성한다.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등 기존 업체의 ‘타 먹는 분유’(조제분유)와 차별화한 ‘마시는 분유’(액상분유)를 앞세워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50억원어치를 판매한 액상분유 ‘베비언스’(사진 )의 올 매출 목표를 세 배 늘어난 150억원으로 잡았다. 분유의 핵심 판매처인 대형마트와 인터넷몰 입점을 늘리는 데 영업력을 집중하고, TV홈쇼핑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법인을 통해 이르면 올해 안에 수출도 추진한다.

LG생활건강이 분유 사업 키우기에 나선 것은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에 이은 새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전략의 하나로 풀이된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올초 임직원에게 “생활용품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기능성 식품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분유 시장은 연 4000억원 규모다.

LG생활건강이 자체 개발한 베비언스는 분말이 아닌 액상 형태 분유로, 젖꼭지 모양의 수유장치만 끼우면 바로 먹일 수 있는 편리함이 장점으로 꼽힌다. 일반 분유에 비해 두 배가량 비싼 고급 제품이다. 분유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남양 ‘XO’ 가격이 1주일분(한 통)에 2만원 안팎인데, 베비언스는 1주일분(24병)에 4만원 선이다. 일동후디스 ‘산양분유’와 함께 국내 분유 중 제일 비싼 수준이다. 최근 개그맨 이휘재 씨가 아기에게 베비언스를 먹이는 게 방송되면서 ‘이휘재 분유’ 등으로 유명해졌다.

이 회사는 2012년 6월 베비언스를 처음 내놨지만 ‘시범 판매’로 시장 반응만 살피고 적극적 마케팅은 미뤄왔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8억원에 그쳤던 매출이 4분기 16억원으로 상승세를 타자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이향라 베비언스 브랜드매니저는 “신생아가 줄고 있는 국내에선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개발 단계부터 해외 시장도 염두에 뒀다”며 “장기적으로 베비언스를 분유뿐 아니라 세제, 화장품, 영양식품 등을 아우르는 유아용품 브랜드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