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차, 기아차는 전기차만 개발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김해진 현대·기아차 시험·파워트레인 담당 사장(사진)은 4일(현지시간) 스위스 팔렉스포에서 개막한 제네바모터쇼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그동안 친환경차를 개발하는 초기 단계여서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차를 맡고 전기차는 기아차가 담당해왔다”며 “앞으로는 공동 개발하거나 다양한 형태로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 시장을 밝게 전망했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전기차가 관공서를 중심으로 보급됐지만 올해는 기아차가 쏘울 EV(전기차)를 내놓고 BMW도 i3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 올해가 전기차 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해 “이번 모터쇼에 전기차를 내놓은 업체는 많았지만 현대차처럼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한 곳은 많지 않았다”며 “현대차가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 사장은 LG그룹과의 협력과 관련, “전기차는 무엇보다 배터리가 중요한데 LG의 배터리 기술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카에 이어 최근 전기차 부문에서도 LG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디젤엔진의 성능과 연비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폭스바겐이 가장 앞서 있는 것 같다”며 “여전히 본받을 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네바=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